당 지도부에 "경선 연기 논의할 시기" 압박
4년 중임제·책임총리 등 분권형 개헌 강조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8일 "경선 시기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때가 됐다"며 당 지도부에 경선 연기에 대한 논의 착수를 요구했다.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에 대해선 "민주당이 선택하기 어려운 제도"라고 견제했다.
지난 4월 국무총리 퇴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 소통관을 찾은 정 전 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경선 연기와 관련한 질문에 "대선주자뿐 아니라 책임 있는 당원 동지들도 경선 연기론에 대해 시기 조정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당헌은 내년 3월 9일 예정된 대통령 선거일 180일 전까지 당의 대선후보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10일 이전 당의 대선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민주당의 일정은 '대선 120일 전까지 후보를 선출'하는 국민의힘보다 두 달이나 빠르다. 당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일정이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어야 하는 대선 본선 국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며 경선 연기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다만 경선 연기론의 배경에는 여권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를 견제하려는 측면이 있다. 경선 연기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당 지도부는 이 지사가 경선 연기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언급을 삼가고 있다. 이에 정 전 총리는 "갑론을박으로 표류하게 두는 것보다는 지금쯤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완화에 도움은 되지 않으면서 돈은 많이 드는 제도"라며 "결국 민주당이 선택하기는 어려운 제도라고 본다. 다른 대안을 찾는 게 낫지 않나"라며 직격했다.
권력구조 개편 위한 '4년 중임제' 개헌해야
정 전 총리는 또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책임 총리제 등을 담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분권형 개헌'을 주장했다. 현재 40세인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을 낮추고 헌법에 환경권과 건강권, 경제민주화, 토지 공개념 등을 새로 넣거나 강화하자고도 했다. 그는 "지금 개헌을 추진해 내년 대선 때 국민투표에 붙이자"며 "만약 제가 다음 대통령이 되면 4년 중임제 헌법 개정에 당장 성공시켜 임기를 1년 단축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내지 가석방 가능성이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대통령께서 국민 여러분의 말씀을 잘 경청하고 계신다고 판단한다"며
"대통령이 그걸 토대로 때가 되면 뭔가 결단을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오는 17일 공식 대선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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