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보험 민원 중 종신보험 가장 많아
종신보험을 재테크 수단인 저축보험으로 팔아
금융 지식 얕은 10, 20대가 먹잇감
#. 갓 취업한 20대 A씨는 월급을 불릴 방법을 찾다가 보험설계사가 추천한 저축성보험에 들었다. 저축, 보험, 연금을 한 상품으로 모두 보장해 초저금리 시대에 필요한 재테크 상품이란 말에 넘어갔다. 하지만 A씨가 가입한 상품은 사망해야 보험금을 지급받는 종신보험이었다. 만기에 돌려받는 금액도 원금보다 적을 수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는 "20대인 제가 종신보험을 가입할 이유가 뭐가 있나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해 하반기 불완전판매를 당했다고 접수된 보험 민원 4,695건 중 종신보험 비중이 전체의 69.3%로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8일 특히 종신보험에 대한 불완전판매 민원을 가장 많이 제기한 10, 20대에 대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청년층은 대부분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설명 듣고 가입했다면서 이미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받고 싶다고 했다. 젊은 나이에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종신보험을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보험설계사는 금융 지식이 얕은 10,20대를 대상으로 종신보험을 보장성보험이 아닌 저축성보험으로 속여 가입을 유도했다. 주로 고등학교,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취업한 사회 초년생이 먹잇감이었다.
여러 보험사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의 브리핑 영업을 통해 종신보험에 가입한 청년도 상당수였다. 브리핑 영업은 보험설계사가 직장 내 세미나, 워크숍에서 빠르게 상품을 설명한 뒤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크다.
다른 20대 B씨는 "회사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한다면서 직원을 모았는데 GA 소속 설계사가 나와 짧게 교육한 뒤 곧바로 보험 상품을 홍보하기 시작했다"며 "알고 보니 이 상품은 현재 저에겐 필요 없는 종신보험이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10, 20대 소비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저축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며 "소비자는 상품에 대한 판매자 설명을 충분히 듣고 이해한 후에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광고 자료 역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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