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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에 가담하다니" 日 청소년 백신 접종 시작 마을에 항의가 쇄도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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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에 가담하다니" 日 청소년 백신 접종 시작 마을에 항의가 쇄도하는 이유

입력
2021.06.0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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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오사카의 국제컨벤션센터에 마련된 대규모 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이 후속 절차를 밟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오사카=EPA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오사카의 국제컨벤션센터에 마련된 대규모 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이 후속 절차를 밟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오사카=EPA 연합뉴스

12~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일본의 작은 마을에 백신 반대론자로부터의 항의가 폭주해 곤란을 겪고 있다고 교도통신과 교토신문 등 일본 언론이 8일 보도했다. 이들은 단순히 청소년이나 어린이 접종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당신들은) 살인에 가담하고 있다” “죽이겠다’ 같은 무시무시한 협박성 전화를 해댔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청소년 접종 보도되자 타 지역 사람이 항의전화

교토신문에 따르면 인구 2,000명 정도의 작은 마을인 교토(京都)부 이네(伊根)조는 지난 6일부터 12~15세 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이 마을은 16세 이상 성인이 1,834명밖에 되지 않아, 접종 대상을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64세 이하→16세 이상→12세 이상으로 계속 확대해 왔다. 학생들도 “빨리 친구들과 책상에서 나란히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평범한 학교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며 접종을 받았다.

하지만 이 사실이 보도된 다음 날인 7일, 이 마을의 백신 접종 콜센터는 온종일 항의전화에 시달렸다. 모두 타 지역 번호로, “아이들에게 접종하는 것은 위험하다” “접종을 종료해야 한다” 같은 내용이었다. “살인자” “죽이겠다” 같은 협박도 있었다. 이메일과 팩스로도 항의가 속속 도착했다. 지자체장인 요시모토 히데키 조장은 민영방송 TBS와의 인터뷰에서 “전화를 걸어 온 사람들이 같은 내용의 원고를 5~10분 동안 읽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곤혹스러워했다. 결국 마을은 콜센터 운영을 중단하고 경찰에 대응책을 상담하고 있다.


허위 정보에 현혹된 백신 음모론자, 주요 역에서 가두시위도

이 마을에 항의 전화 세례를 가한 사람들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일본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백신 음모론자일 가능성도 있다. 미국 유럽 등 서구에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된 백신 음모론은 최근 일본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다. 도쿄나 오사카역 등 주요 역 앞에서 거리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이들의 주장은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같은 수준이 아니다. “코로나는 단순한 감기 같은 것인데 세계 자본가가 각국 정부를 조종해 조작하고 있다” “백신은 인간에게 마이크로 칩을 심기 위한 것” 같은 허무맹랑한 내용이다.

지바(千葉)대병원의 감염내과 전문의 다니구치 도시후미(谷口俊文)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기 위한 사이트를 지난 2월에 개설했지만, “백신은 위험하다” “거짓말하지 말라”는 등 음모론자들의 항의 메시지가 계속 도착한다고 요미우리신문에 밝혔다. 그는 “코로나에 지친 사람이 허위 정보에 이끌릴 가능성이 높다”며 “한층 더 퍼지면 감염 수습에 방해가 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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