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가능 인구 중 80% 최소 1회 백신 접종
"감염 확산 다시 촉발할 조짐 보이지 않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가 미국에서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면역’을 달성했을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온다. 백신 접종이 가능한 인구 중 80%가 최소 1회 접종을 마치면서 집단 감염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이유다. 백신 접종뿐만 아니라 마스크 착용 등 공중 보건 조치를 성실하게 따라온 것도 또다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조지 러더퍼드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감염병학 교수는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샌프란시스코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일평균 13.7명 수준으로 "소규모 감염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감염 확산을 다시 촉발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집단면역이 바로 이런 모습”이라며 “확진자는 개별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집단으로 퍼지지는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보건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백신 접종이 가능한 인구의 약 80%가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맞았고, 68%는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다른 대도시에 비해 어린이 인구가 적어 그만큼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는 인구 비율이 높다는 점과 주민 성향이 백신 접종과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에 적극적이라는 점, 다른 도시보다 밀집된 환경의 인구 지형이 신속한 백신 접종을 가능케 했다는 점도 샌프란시스코가 집단 면역을 이뤘을 것이라는 추측을 뒷받침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감염병 전문가인 피터 친 홍 UCSF 부학장은 샌프란시스코가 과거 에이즈와의 싸움의 선봉에 선 도시였다는 점도 보건 관련 조치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홍 부학장은 “샌프란시스코는 학계와 공중보건을 지역사회, 정치와 편견 없이 잘 통합해 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백신에 대한 지지가 강하고 마스크 착용이 잘 정착된 곳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최소 얼마나 돼야 집단면역이 달성되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아직 통일된 상황은 아니다. 기존의 면역 체계를 위협하는 새 변이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등 팬데믹 전개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엔 인구의 60∼70%가 면역력을 갖추면 집단면역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있었으나 지금은 80∼90% 수준으로 상향 조정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백신 접종률이 높다고 해서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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