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7일 코로나 이유로 취소 통보하고
본인은 8일 서울에서 부동산 토론회 일정 소화
국민의힘 대표 후보·김두관 제주 방문은 안 막아
원희룡 제주지사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제주 방문을 연기해 달라면서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가 이를 받아들였지만 정치권에선 원희룡 지사가 유독 이 지사만을 막아선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10일 이 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당초 예정된 제주 방문 일정을 연기했다고 밝히면서 "도민 안전을 책임진 제주지사의 판단과 의지는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원희룡 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지사님, 제주 방역이 절박합니다"라는 글을 올린 데 따른 것이다. 원 지사는 "지금 제주는 코로나와 힘겨운 싸움 중에 있다"며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이번 행사를 연기해 달라. 당리당략과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밝힌 것에 응한 것이다.
단 이 지사는 "하루 수백만 명이 입출경하는 경기도의 방역 책임자로서, 하루 수천 수만에 이를 제주 입도객 중 경기도 공무방문단 10여 명이 제주도 방역행정에 지장을 준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기도와 제주도, 경기도의회와 제주도의회는 11일 제주도청에서 '일본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대응 정책협약식'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또 이 지사는 제주도 방문 중에 제주민주평화광장 출범식, 제주상공회의소 간담회 등에 참석할 예정이 돼 있었다.
그런데 제주도는 7일 제주도 공무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이유로 정책협약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경기도 측이 행사를 바꿔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역시 민주당이 다수당인 제주도의회의 양해각서(MOU) 체결로 행사를 바꿔 추진하자 원 지사가 여기에도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원희룡, 대선 행보 위해 서울 정책토론회 참석해 놓고..."
이런 원 지사의 '이재명 막기'에 대해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 지사가 서울을 오가는 것은 괜찮고, 다른 사람은 안 되나"라며 "상식적으로 정말 방역이 걱정되면 제주도청의 여러 행사와 본인의 정치적인 일정부터 최소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 본인은 꾸준히 서울 나들이를 하며 정책토론회 등에 참석했고,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의 제주도 방문도 막지 않았는데 유독 이 지사 방문만 막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는 것이다.
제주도에서 7일 직원의 코로나19 확진을 이유로 정책협약식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한 후, 정작 원 지사 본인은 8일 서울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미 제주도 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4, 5월부터 원 지사는 지속적으로 서울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남국 의원은 "부동산 정책토론회는 원 지사의 대선 출마를 위한 시급하지 않은 정치 일정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원 지사는 제주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선포된 5월 31일부터 현재까지 다른 정치인들이 행사로 제주도를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의사도 표시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치르고 있는 이준석 후보는 3, 4일, 나경원 후보는 5일, 홍문표 후보는 6일 제주로 내려와 다수의 당원들과 만나며 일정을 소화했다.
또 5일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접견하면서 '제주도민 우선 백신 접종' 추진을 논의하기도 했고, 9일에는 서귀포시 색달동 부지에서 열린 '광역 음식 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조성사업 기공식'에 참석했다.
김남국 의원은 "기념식과 토론회를 진행한 것이 잘못이 아니라, 본인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방역을 핑계 삼아 공익과 국익 차원에서 중요한 방사능 오염수 방류 대응 협약식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이 문제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공무로 예정된 일정을 하러 가는 것을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하고 제주도에 오지 말라고 하는 것은 정말 '쪼잔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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