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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돌린 민심에...나경원, 당심 잡고도 이준석에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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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돌린 민심에...나경원, 당심 잡고도 이준석에 졌다

입력
2021.06.11 17:05
수정
2021.06.11 18: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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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태풍'에 국민의힘 간판 정치인들이 줄줄이 고개를 숙였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나경원 전 의원과 5선인 주호영 의원의 '경륜'은 거센 세대교체 바람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나 전 의원의 이번 당대표 도전은 정치 생명을 건 승부였다. 지난해 21대 총선과 올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내 후보 경선에서 연달아 패배한 터라 물러설 곳이 없었다. '당을 위해 언제나 몸 던져 싸워왔다'는 호소가 먹힌 덕에 당심은 그의 손을 들어 줬다. 당원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은 40.9%를 득표해 이준석 대표(37.4%)를 앞섰다. 그러나 나 전 의원(28.27%)과 이 대표(58.76%)의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진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승부가 갈렸다.

나 전 의원은 선거 결과가 발표된 직후 이 대표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고, 활짝 웃으며 축하해 줬다. 나 전 의원은 "앞으로 어느 자리에서든 국민의힘 승리와 정권교체 성공, 대한민국을 바로세우는 일에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주호영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주호영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TK) 출신이자 당내 최다선인 주호영 의원도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 주 의원은 당내에서 '합리적 보수'를 대변해왔지만, 보다 파격적인 쇄신을 바라는 목소리에 묻혔다. "내년 대선에서 이기려면 당대표는 비(非) 영남이어야 한다"는 논리도 걸림돌이 됐다.

주 의원은 "대선 승리,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향해 하나가 돼야 한다"며 "선거 기간에 혹시라도 쌓였던 앙금은 털자"고 말했다.

나 전 의원과 주 의원의 최종 득표를 합하면 51.1%로, 이 대표(43.82%)를 7.3%포인트 앞선다. 둘이 후보 단일화를 했다면 승산이 없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나 전 의원은 당원들이 가장 사랑하는 지도자이고, 주 의원은 (국민의힘과 옛 바른정당의) 합당을 위해 훌륭한 역할을 하셨다"면서 "두 분께 중차대한 역할을 부탁드릴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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