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의 여왕, 생애 첫 메이저 단식 우승
이튿날 복식까지 우승하며 대회 2관왕
“코치님이 하늘에서 도왔다” 체코 전설 노보트나에 영광 돌려
체코의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26)가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에 이어 복식에서도 우승컵을 거머쥐며 프랑스오픈 새 여왕의 탄생을 알렸다. 프랑스오픈에서 여자 단식과 복식을 한 해에 석권한 것은 2000년 마리 피에르스(프랑스) 이후 21년 만이다.
크레이치코바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총상금 3,436만7,215유로)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러시아)를 2-1(6-1 2-6 6-4)로 제압했다.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이자, 체코 선수의 첫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우승이었다.
크레이치코바는 첫 게임에서 브레이크를 당한 뒤 6게임을 연속으로 쓸어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는 상대 파블류첸코바가 위너(10-7), 실책(6-11), 전체 획득 포인트(32-24)에서 모두 앞섰다.
승부는 3세트에서 갈렸다. 크레이치코바는 게임 스코어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챔피언십 포인트를 잡으며 우위를 점했다. 이후 실책이 이어지면서 5-4로 쫓기게 됐지만 다음 서브게임에서 다시 챔피언십 포인트를 잡았고, 파블류첸코바의 마지막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크레이치코바는 이튿날 여자 복식 결승에서도 카테리나 시니아코바(체코)와 한 조로 출전해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베서니 매틱샌즈(미국)를 2-0(6-4 6-2)으로 제압했다. 크레이치코바는 2018년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 이어 다시 한번 시나아코바와 복식 우승을 차지하면서, 여자 단식과 복식을 함께 석권하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크레이치코바는 2019~2021년 호주오픈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복식에선 빼어난 실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테니스의 꽃으로 평가되는 단식에서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오른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크레이치코바는 프랑스오픈 단식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맛보며 ‘절대강자’가 사라진 여자 단식의 무대를 흔들었다.
크레이치코바는 2017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체코 테니스의 ‘전설’ 야나 노보트나에게 영광을 돌렸다. 그는 “코치님이 저 하늘 어디선가 늘 돌봐주고 있었다. 지난 2주 동안 내가 해낸 모든 성과도 코치님이 나를 돌봐줬기에 가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코치님을 만날 수 있었다는 건 너무도 놀라운 일이다. 코치님도 하늘에서 행복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회 전까지 세계 랭킹 단식 33위, 복식 7위였던 크레이치코바는 단식 15위, 복식 1위에 오를 전망이다. 또 단식 우승 상금 140만 유로, 복식 상금의 절반 24만4,295을 합쳐 총 152만2,147유로(약 20억5,0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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