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일 정상, 반갑게 인사"...日 "짧은 만남"
남은 일정상 한미일정상회담도 불발될 듯
한미일 3국 정상이 영국 콘월에 집결했으나 기대했던 한일ㆍ한미일 정상회담은 결국 불발됐다.
12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차 콘월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만났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G7 확대정상회의 1세션이 개최되기 전 카비스 베이호텔에서 스가 총리와 만나 서로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총리와 얼굴을 맞댄 건 처음이다.
청와대는 “서로 반가웠다”고 했지만, 일본 측 설명은 결이 달랐다. 스가 총리를 수행한 오카다 나오키(岡田直樹) 관방부장관은 현지 취재진에게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에게 다가와 아주 짧은 시간 간단한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안다”며 의례적인 만남에 비중을 뒀다. 교도통신도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면서 약속된 만남이 아니라 ‘의도하지 않은 대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부부가 주최한 만찬장에서도 두 정상은 약 1분간 대면했다. 일본 민영방송사 뉴스네트워크인 ANN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를 손짓으로 불러 스가 총리 부부와 마주했다. 문 대통령이 김 여사를 소개하자 스가 총리는 고개를 숙였고, 문 대통령도 스가 총리의 부인 마리코(菅?理子) 여사에게 인사했다. 다자회의에서 흔히 이뤄지는 관례적 인사만 두 차례 했을 뿐, 약식회담(풀어사이드 미팅·pull-aside meeting)을 포함해 한일관계 개선 해법을 논의할 만한 무게감 있는 회담은 성사되지 못한 셈이다. 정부 관계자도 “다른 양자회담 일정 때문에 일본과의 일정 조율이 쉽지 않다”며 한일정상회담 불발을 기정사실화했다.
G7 정상회의 기간 내 한미일 3국 정상회담도 현재로선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한일정상회담이 이뤄지면 한미일정상회담과 패키지로 개최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일본이 한일정상회담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3국 정상회담 추진 동력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전 한영정상회담과 G7 확대정상회의 등 남은 일정을 소화한 뒤 같은 날 오후 오스트리아로 출국한다.
한편 문 대통령을 수행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별도 외교장관 회담을 했다. 양측은 지난달 열린 한미정상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백신 △첨단기술ㆍ공급망 △원자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후속 조치를 이행해 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미 국무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동맹이 동북아와 인도ㆍ태평양 지역을 넘어선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콘월=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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