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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갈등'에 기관장이 단식? 건보공단 이사장의 기이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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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갈등'에 기관장이 단식? 건보공단 이사장의 기이한 선택

입력
2021.06.14 11:40
수정
2021.06.14 16:4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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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공단 산하 고객센터 직영화를 둘러싼 '노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단식 돌입을 선언했다. 기관장에게 맞서 노조가 단식하는 게 아니라 노조에 맞서 기관장이 단식하는 기이한 모양새다.

14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김용익 이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발표한 뒤 본사 로비에 농성장을 차리고 단식을 시작했다.

김 이사장은 입장문에서 "고객센터노조는 파업을 중단하고, 건보공단노조는 사무논의협의회에 참여해달라"며 "두 노조가 결정을 내려주실 때까지 단식을 하며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건보공단 노조와 고객센터 노조가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다했으나 대립만 깊어지고 있다"면서 "건보공단은 지금 헤어날 수 없는 갈등의 함정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장으로서 그리고 복지국가를 만드는 노력에 한 역할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건보공단이 파탄으로 빠져드는 일만은 제 몸을 바쳐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며 "갈등의 악화를 멈추고 대화의 새로운 판을 짜자는 저의 제안에 두 노조가 곧바로 호응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끝으로 "공단의 최고책임자가 노조를 상대로 단식을 한다는 파격에 대해 갖은 비난이 있을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능력이 부족한 저로서는 이것 외에 다른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 중인 고객센터 상담사들을 직고용하는 문제를 두고 극심한 노노갈등을 겪고 있다. 상담사 1,600여 명 가운데 1,000여 명은 10일부터 두 번째 파업에 돌입하며 본사 로비를 점거하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건보공단 정규직원 중 일부는 고객센터 노조의 직고용 요구가 '공정의 탈을 쓴 역차별'이라며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나섰다.

김 이사장의 단식에 대해 파업 중인 상담사 노조는 "이사장이 해야할 일은 겁박이 아니라 결단"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최고경영자인 김용익 이사장이 비정규직 노동자들 앞에서 단식에 돌입하며 헌법이 보장한 파업권 행사를 중단하라 요구하는 것은 반인권적, 반노동적 발상"이라며 "사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드는 단식을 즉각 중단하고, 상담사들과 대화를 통해 해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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