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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에 바란다] "남녀 편가르기 안 돼...기득권 타협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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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에 바란다] "남녀 편가르기 안 돼...기득권 타협 말라"

입력
2021.06.15 08: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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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선출에 따른 정치권의 '세대교체 바람'이 심상치 않다. '이준석 현상'은 이 대표 개인의 성취에 의한 것이 아니다. 낡은 정치에 대한 불만과 세대교체에 대한 누적된 열망이 '이준석'이라는 젊은 정치인을 매개로 폭발한 것이다. 이제야 물꼬를 튼 세대교체 흐름이 대한민국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그의 행보에 달린 셈이다.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짊어진 이 대표가 갈 길을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김해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임명묵 작가로부터 들어봤다.

김형오 "선배 의견 경청하면서도 끌려가지 말라"

김형오 전 국회의장. 뉴스1

김형오 전 국회의장. 뉴스1

전 세계가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고 있는데, 한국 정치는 여전히 진영논리와 기득권 안주에 그쳐 왔다. 그러는 동안 '이준석 현상'이라는 새 바람이 불었다.

한국 정치사의 중대한 기점이지만, 이제 막 시작일 뿐이다. 이 대표가 막중한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지고 나아가면 희망의 항구에 닿을 것이고, 잘못하면 엉뚱한 곳으로 가거나 좌초할 것이다.

30대인 이 대표에게 풍부한 경륜과 구국의 심오한 철학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국민들은 그걸 바라는 게 아니다. 변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본 것이다. 그러니 이 대표답게 해나가 달라. 세상이 크게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시대의 짐을 짊어졌기 때문에 적잖은 각오를 해달라.

이 대표는 당 안팎 선배들의 조언을 경청해야 한다. 그러나 선배들은 이 대표를 끌고 가려 해선 안 되고, 이 대표 역시 그런 경우를 경계해야 한다. 이 대표는 MZ세대가 정치에 관심을 갖게 했고, 국민의힘을 쳐다보게 만들었다. 우선 이 대표는 그들에 부응해 나가야 한다.

김해영 "유력인에 줄 안 서도 되는 문화 만들어주길"

김해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대근 기자

김해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대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에는 기성 정치에 대한 강한 반감이 담겨 있다. 시대 변화에 따라 정치도 바뀌어야 한다는 강한 요구다.

청년 정치는 생물학적으로 젊다는 차원을 넘어 기득권에 과감히 맞설 수 있는 도전 정신이 핵심이다. 그런 면에서 여의도 특유의 선수(選數)와 나이를 중시하는 기성 정치 문화에서도 탈피해야 한다. 정치에 참여하고 싶은, 역량 있는 인재들이 유력 정치인에 줄 서지 않더라도 기회를 보장받는 정치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

이 대표는 현안에 비교적 분명하게 입장을 취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그의 선출은 현안에 대해 추상적인 입장을 취하는 정치인에 대한 피로감이 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상황 회피를 위한 모호한 태도를 취해온 정치인들도 변해야 한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틀리다'고만 하지 말고, 주요 현안과 정책에 대한 활발한 토론 문화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박성민 "남녀 편가르기 아닌 포용적 리더십 보여야"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박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박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탄생에는 '새로운 방식의 정치' '새로운 사람의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작용했다. 주요 정치인의 다수를 차지하는 '86그룹' 정치와 차별화한 행보를 보여줄 인물로 이 대표를 선택했다는 뜻이다. 젊은 정치인이기에 의구심과 우려가 따를 수밖에 없다. 그것이 기우임을 증명하는 방법은 오직 성과다. 꼭 성과를 보여주길 바란다.

우선 낡은 정치 문법을 깨주길 바란다. '우리는 선, 너희는 악'으로 규정하는 문화가 대표적이다. 여야가 대화를 피하고 보이콧하고 싸움을 벌이는 것은 여기서 나왔다. 이러한 비상식과 결별할 때다. 이 대표의 합리성이 유능한 정치와 여야 협치를 위해 활용되길 기대한다.

이 대표는 자신이 안티페미니스트로 지적받는 데 억울함을 표했다. 그러나 구조적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여성할당제와 여성정책에 대한 비판을 성별로 편을 가르고 갈등을 조장한 측면이 있었다. 갈등 조정과 문제 해결은 정치인의 책무다. 이젠 편가르기나 갈라치기가 아니라 청년의 목소리를 균형있게 품을 수 있는 포용적 리더십을 보여주기 바란다.

임명묵 "보수·진보 대체할 새로운 의제 발굴을"

'K를 생각한다' 임명묵 작가. 한국일보 자료사진

'K를 생각한다' 임명묵 작가. 한국일보 자료사진

보수와 진보 진영이 모두 의제를 상실한 채 '파산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이 '이준석 현상'의 배경이다. 보수 진영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새로운 의제 생산 기능을 상실했고, 진보 진영은 조국 사태를 겪으며 개혁과 변화에 대한 진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그런 와중에 공정과 경쟁을 말하는 이준석 대표가 젊은 세대의 기대와 관심을 차지했다.

이 대표는 보수·진보 진영의 낡은 의제들을 대체할 우리 사회의 새로운 의제들을 발굴해내야 한다. 거기에는 일자리 부족과 불공정 등 다양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들이 담겨야 한다. 그간 보수 정당 안에서 보여준 거친 야생적 감각으로 2030세대가 처한 현실의 문제를 풀어내 주길 바란다. 단, 소모적 논쟁에만 휩싸인다면 이 대표에 대한 기대는 우려와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신은별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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