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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제주 강간 사건 증거 '휴지뭉치' 두고 법정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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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제주 강간 사건 증거 '휴지뭉치' 두고 법정 공방

입력
2021.06.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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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법원 전경.

제주법원 전경.



20년 전 범죄 현장에 흘리고 간 휴지뭉치 속 유전자(DNA) 분석을 통해 강간사건 범인으로 특정된 50대 남성이 재판에서 당시 수사기관의 증거물 수집이 위법했다고 주장해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장찬수)는 14일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 등에 관한법률 위반 혐의(주거침입강간등)로 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 대한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A씨의 유전자를 재분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전자 분석관이 나와 2001년 수집된 증거물 유전자와 A씨와의 동일인 연관성 여부를 묻는 절차에 집중됐다.

검찰은 2016~2019년 3년간 유전자 분석을 통해 과거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 유전자가 2001년 사건 현장에 떨어진 휴지뭉치 속 유전자의 주인이란 것을 밝혀냈다. A씨는 2001년 3월 제주에서 연쇄 강간 사건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미 인천과 경기, 서울 등지에서 강간 등 성범죄 18건과 강력범죄 165건 등 모두 183건의 범죄를 저지르다가 2009년 검거돼 18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이날 공판에서 A씨 변호인 측은 2001년 수집된 휴지뭉치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취지의 '증거부동의'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현장에 떨어진 유류물이 피해자 소유의 물건이더라도 당시 수사기관이 적법한 절차, 즉 압수 영장을 발부받는 등의 필수 요소를 누락해 증거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재판부는 이날 “당시 증거물인 유전자를 증폭시켜서 보관하고 있었고, 그 자료는 절대적인 자료라고 할 수 있다”며 “쟁점은 변호인이 제기했듯이 법리적으로 휴지를 정당하게 압수했느냐인데 사건 현장에서 범인이 범행을 저지르고 나서 버린 주인 없는 '무주물'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2일에 속행된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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