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보다 더 큰 위협은 없습니다. 기후변화 전문가 홍제우 박사가 관련된 이슈와 쟁점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드립니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코로나 팬데믹 종식의 실마리도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작년을 떠올려보면, 국민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하는 다양한 ‘가짜’ 뉴스들이 초기 방역에 중요한 시점마다 걸림돌이 되었다. 가짜뉴스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도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이 가짜뉴스는 최근들어 기후변화까지 넘보고 있다. 정확한 답을 내놓기 어려운 기후변화의 불확실성을 틈새로 파고들어,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말들로 기후변화 정책 추진을 방해하고 있다.
전 세계 절대다수의 과학자와 정책가들이 기후변화의 시급성에 확신을 가지는 까닭은, 그 과학적 근거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공신력 있는 과학적 성과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평가보고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IPCC의 지난 제5차 평가보고서(AR5, 2014)의 경우 80여 개국 830여 명 저자와 3,000여 과학자가 참여했고, 3만 편 이상의 논문을 평가한 결과를 수록했다. 미래의 기후 예측을 위해서, 전 세계의 연구기관들과 각 국의 기상청들이 보유하는 모델들이 참여하여 불확실성을 최소화한다. 신뢰성 확보를 위해 지난 과거의 관측된 기후변화를 얼마나 현실성 있게 재생산하는지도 검증하고, 가까운 미래부터 2100년 이후까지의 기후변화를 예측한다. AR5에는 31개 기관 59개의 기후모델이 기후 예측에 참여했다면, 올 연말부터 승인 예정인 제6차 평가보고서(AR6)에는 40개 이상 기관, 100개 이상 기후모델이 참여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보고서 승인 때는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이 참여국의 만장일치로 결정되기 때문에 IPCC 평가보고서에 담긴 내용들을 단순히 ‘거짓’이라고 말하며 부정할 수 없다.
IPCC를 인용하자면, 기후시스템에 대한 인류의 영향은 명백하다. 산업혁명 이전 약 280ppm이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 약 420ppm에 도달했다. 현재는 산업혁명 이전 대비 약 1.0℃의 지구온난화가 유발되었고, 2030~2052년 사이에 1.5℃ 상승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수십 년간 모든 대륙과 해양에서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나타났는데, 1.5℃ 온난화를 넘어서 2.0℃ 온난화에 도달할 경우 그 피해는 돌이킬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1.5℃로 온난화 수준을 억제하는 미래 경로에 따르면,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최소 45% 배출량을 감소하고, 2050년경에는 탄소중립에 도달한다. IPCC는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의 온난화가 수백에서 수천 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 기후모델들은 지난 수십 년간의 관측된 기후변화를 잘 재현하고 있는데, 향후 최소 1,000년간 빙하기의 시작은 없을 것이 사실상 확실하다고 한다. 게다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300ppm 이상으로 유지될 경우, 향후 5만 년간 빙하기는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
기후변화 부정론은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방해하는 ‘가짜’ 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에 근거하는 ‘진짜’ 정보의 제공으로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돕는 것이 다가올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