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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에스파→조이가 확장한 2021 리메이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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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에스파→조이가 확장한 2021 리메이크 시장

입력
2021.06.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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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요계에는 리메이크 바람이 불고 있다. 에스파(왼쪽)과 조이.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지금 가요계에는 리메이크 바람이 불고 있다. 에스파(왼쪽)과 조이.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지금 가요계에는 리메이크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곡들의 리메이크부터 해외곡을 K팝 스타일로 재해석해 완성한 리메이크곡까지 원곡의 종류도, 도전장을 던진 가수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달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한 레드벨벳 조이다. 조이는 데뷔 첫 솔로 활동의 포문을 1990년대~2000년대를 풍미했던 명곡 리메이크로 열었다. 타이틀 곡인 '안녕'부터 수록곡까지 신곡 대신 옛 감성을 간직한 노래들이 앨범을 채웠다.

특히 조이는 단순히 리메이크 곡만 발표하는 것이 아닌 타이틀 곡을 통한 음악 방송 활동까지 활발하게 나서며 곡의 인기를 견인했다. 과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던 박혜경의 '안녕'은 2021년 조이의 상큼하고 청아한 목소리를 만나 다시 한 번 화려하게 부활했고, 발매 이후 각종 음원 차트에서 호성적을 이어오고 있다.

그간 가수들의 리메이크 앨범이 대부분 '스페셜' '헌정' '추억 되짚기' 등의 특별한 의미로 발매돼 왔으며, 이를 통한 정식 활동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할 때 조이의 행보는 기존의 통념을 깨는 새로운 시도였다.

이와 함께 조이는 리메이크 곡으로도 현재 음원 시장에서 묵직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문화 전반에 불어닥친 레트로 열풍 속 '그 시절 감성'에 대한 니즈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원곡과는 또 다른 차별성과 과거의 향수를 적절히 갖춘 리메이크 곡 역시 신곡 못지 않은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이는 향후 리메이크 곡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곡점으로 읽힌다.

또 다른 시도로 리메이크 시장의 확장을 알린 주인공은 에스파다. 지난달 새 싱글 'Next Level(넥스트 레벨)'을 발매하고 컴백한 에스파는 해당 곡 발매 직후 국내외 음원 차트를 휩쓸며 흥행에 성공했다. 발매 한 달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넥스트 레벨'은 음원 차트 상위권을 지키며 인기를 이어오는 중이다.

'넥스트 레벨' 역시 리메이크를 통해 탄생한 곡이다. 원곡은 영화 '분노의 질주 : 홉스&쇼 (Fast & Furious: Hobbs & Shaw)'의 동명의 OST로, 에스파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대표적인 장르인 SMP 색채를 가미한 편곡을 통해 새롭게 완성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제 리메이크의 범주가 비단 K팝 내에서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간 해외의 원곡을 K팝에 활용하는 경우, 기존 곡의 음원 일부를 잘라내 새롭게 가공하고 배치하는 음악 기법인 샘플링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에스파는 해외 원곡을 통째로 리메이크하며 확장된 시도에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강렬하면서도 매력적인 분위기로 영화를 장식했던 원곡은 SM 특유의 편곡을 만나 한층 세련되고 중독적인 사운드로 진화했다. 여기에 원곡에는 없던 후렴 구간이 더해지며 기존 곡과의 확실한 차별화에도 성공했다. 성공적인 리메이크에 '넥스트 레벨'이 미래지향적 에스파의 색채를 각인시키는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에스파는 '넥스트 레벨'을 통해 미국 '빌보드 200'에도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매주 가파른 순위 상승까지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K팝이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활약 중인 가운데, 해외 원곡의 리메이크는 보다 확실한 글로벌 리스너 공략 포인트로써 힘을 발휘했다.

이제 단순히 '과거의 명곡을 다시 부르는'데 머무르는 리메이크의 시대는 지났다. 리메이크를 통해 원곡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갖춘, 오롯한 '새 노래'를 탄생시키고 이로 인해 K팝의 새 지평을 열어 가는 것이 이제 많은 가수들에게 던져진 도전 과제가 됐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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