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보건당국 "입원율 90% 이상 줄어"
존슨 총리 "봉쇄 해제 4주 연기... 7월 19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공포가 전 세계를 덮친 가운데, 두 차례의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치면 이른바 ‘인도 변이(델타)’에도 높은 보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면 역시 백신 접종 속도를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인 셈이다.
영국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은 델타 변이 감염 사례 1만4,0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2회 접종한 사람의 경우 델타 변이 감염 시 입원 치료 위험이 96%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회 접종자도 해당 위험이 92%나 낮아졌다.
세계적 의학 학술지 랜싯에 이날 공개된 스코틀랜드 공중보건국(PHS) 및 지역 학계의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하면 델타 변이에 감염될 위험이 79% 감소했다. AZ 백신도 델타 변이 감염 위험을 60%, 영국 변이(알파) 감염 위험은 73% 낮춰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PHE의 최근 집계를 인용해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영국에서 발견된 델타 변이 3만3,000여 건 중 58%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병원에 입원한 383명 중 3분의 2가 백신을 맞지 않았으며, 86명(22%)은 1회 접종 후 확진된 경우”라고 덧붙였다. 델타 변이 감염 입원 환자 가운데 ‘백신 2회 접종’을 마친 환자는 11%에 그쳤다. 기존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항력도 갖고 있다고 볼 만한 대목이다.
PHE의 예방접종 책임자인 메리 램지는 “백신은 코로나19에 대항할 가장 중요한 도구”라며 “기존 바이러스뿐 아니라 새로운 변이로부터도 보호받으려면 백신 2회분을 최대한 빨리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디즈 셰이크 에든버러대 어셔의학연구소장은 “델타 변이에도 백신 효과가 나타났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WSJ에 말했다.
델타 변이는 현재까지 전 세계 74개국에 퍼진 것으로 전해졌다. 델타 변이가 날로 확산 중인 영국의 경우, 그로 인해 당초 이달 21일로 잡아 뒀던 ‘봉쇄 해제’ 시점을 결국 다음 달 19일로 미루기까지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봉쇄 해제 조치를 4주 연기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조금 더 기다리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확산기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미국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주시하고 있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전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에 대해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의 약 10%”라며 “2주마다 두 배로 늘고 있으며, 미국에서 지배적인 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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