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캠핑장 제안해 혈세 100억 들여 길 내줬더니 '애물단지'
알림

캠핑장 제안해 혈세 100억 들여 길 내줬더니 '애물단지'

입력
2021.06.15 20:00
13면
0 0

주민들 "캠핑장 운영 어려워" 입장 바꿔
양주시 개설 도로 목적 잃어 "예산 낭비"

경기 양주시가 2017년 사업비 100억 원을 들여 개설한 도로가 4년째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다. 사진은 15일 도로의 캠핑장 진입 구간이 펜스로 가로막혀 있다. 이종구 기자

경기 양주시가 2017년 사업비 100억 원을 들여 개설한 도로가 4년째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다. 사진은 15일 도로의 캠핑장 진입 구간이 펜스로 가로막혀 있다. 이종구 기자

경기 양주시가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설한 도로가 4년째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예산 낭비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초 주민들이 마을수익사업으로 캠핑장을 조성하겠다며 도로 개설을 요구했지만, 막상 도로가 개통되자 캠핑장 운영을 꺼려 무용지물이 됐기 때문이다.

15일 양주시에 따르면 시는 2013년 행정안전부 승인을 받아 백석읍 방성리 일대 지방소도읍 육성사업을 본격화했다. "마을수익사업으로 마을회 공동 부지에 캠핑장을 조성해 달라"는 방성리 주민들의 제안을 수용한 것이다. 소도읍 육성사업은 낙후된 지방의 도로와 주거 환경 개선이 목적이다.

이에 양주시는 주민 요구대로 캠핑장인 '휴 사람나무공원' 조성 사업에 착수했다. 2017년 6월엔 지방도 360호선에서 캠핑장 부지까지 이어지는 1.8㎞ (폭 6m) 길이의 도로를 개설했다. 같은 해 9월엔 마을회 소유 부지(7,498㎡)에 화장실과 덱(deck) 등을 갖춘 캠핑장도 조성했다. 사업비는 캠핑장 조성비 2억 원을 포함 100억 원이 투입됐다.

경기 양주시가 2017년 사업비 100억 원을 들여 진입도로와 함께 조성한 갬핑장이 4년째 운영을 하지 않은 채 방치되면서 주변에 풀이 우거져 있다. 이종구 기자

경기 양주시가 2017년 사업비 100억 원을 들여 진입도로와 함께 조성한 갬핑장이 4년째 운영을 하지 않은 채 방치되면서 주변에 풀이 우거져 있다. 이종구 기자

순항하는 듯했던 사업은 주민들이 갑자기 입장을 바꾸면서 어긋나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캠핑장 규모가 작아 운영이 어렵다"며 캠핑장 시설물의 인수인계를 거부한 것이다.

이날 캠핑장을 직접 찾아가 봤더니, 왕복 2, 3차선 도로는 지방도(360호선)에서 출발해 광백저수지를 끼고 산중턱까지 이어져 있었다. 캠핑장을 500m 앞둔 지점에는 펜스가 있어 진입이 불가능했다. 펜스는 양주시가 2019년 시설물 보호를 위해 고육지책으로 설치한 것이다.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도로가 4년째 3분의 1가량은 아예 이용도 못 할 정도로 애물단지가 돼버린 것이다.

방성리 마을회 주민은 "예전 이장이 결정한 일"이라며 "텐트를 칠 수 있는 덱이 28개로 적고 생활용수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캠핑장 운영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양주시는 "애초 목적대로 캠핑장이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백석읍 주민 이모(56)씨는 “애초에 그 산꼭대기에 캠핑장을 조성한다고 했던 것도 문제고, 이를 수용해 막대한 예산을 퍼부은 양주시의 책임도 무겁다"고 비판했다.

경기 양주시가 2017년 사업비 100억 원을 들여 진입도로와 함께 조성한 갬핑장이 4년째 운영을 하지 않은 채 방치되면서 곳곳이 토사가 쓸려 내려가 있거나 파여 있다. 이종구 기자

경기 양주시가 2017년 사업비 100억 원을 들여 진입도로와 함께 조성한 갬핑장이 4년째 운영을 하지 않은 채 방치되면서 곳곳이 토사가 쓸려 내려가 있거나 파여 있다. 이종구 기자


글?사진 이종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