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경선 연기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갈등이 거칠어지고 있다.
경선 연기에 반대하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반격'은 이 지사가 15일 경선 연기론자들을 "약장수"에 빗댄 이후 거세지고 있다. 당내 경선 규칙에 관한 문제지만, 이례적으로 정치인이 아닌 대학교수들까지 참전했다.
이 지사를 지지하는 교수 160명은 '영호남 교수 지식인'을 자처하면서 16일 국회에서 경선 연기 반대 입장을 냈다. '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하는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이들은 "'이준석 현상'에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와 기대가 담겨 있음을 본다"며 "그런데 민주당의 반응은 고작 대선후보 경선 연기 논란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이재명계 의원들도 지원 사격을 이어갔다. 이 지사 지지 국회의원 모임인 성공과 공정포럼(성공포럼) 고문인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2016년 대선 때도 후발 주자였던 박원순, 안희정 당시 후보가 경선 연기를 주장했고, 지지율 1위였던 문재인 후보는 반대했다"며 "경선 연기가 대선 승리를 담보하는 조건은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 대구·경북 지역 지방의원 24명도 "수권정당이라면 당당하게 당헌당규대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 같은 몰아치기엔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이 지사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쪽에선 이 지사의 발언 수위를 문제 삼으며 반발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돕는 오영훈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지사의 "약장수" 발언에 대해 "과도한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 쪽인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15일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는 평소 입이 험하기로 유명하다. 오늘 그가 내뱉은 말은 그냥 넘기기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갈등이 더 번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지 않도록 경선 연기 논란을 조기에 정리할 방침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선기획단으로 결정을 넘기지 않고 당 지도부에서 최대한 빨리 결정한다는 게 송영길 대표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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