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공관마다 문의 잇따라?
코로나ㆍ백신 상황 달라 촉각?
미국 빼면 여전히 장벽 남아
베트남선 "그림의 떡" 항변도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면 다음 달부터 자가격리가 면제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각국 재외공관에 관련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재외동포들은 고국 방문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구체적인 절차를 꼼꼼히 따지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상황, 백신 접종 현황이 나라마다 달라 관심사가 상이하고, 온도 차도 감지된다. 일부 국가에선 '그림의 떡'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추가 요청 사항도 속속 내놓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에는 하루에 5,000통이 넘는 전화가 폭주했다. LA 총영사관이 관할하는 지역의 재외동포는 6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주나 되는 격리 기간이 부담스러워 고국 방문을 미루거나 포기했던 교민과 주재원, 유학생 등이 다시 한국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7월 항공권 예약도 이전보다 3~4배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백신 접종을 이미 완료한 교민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LA, 뉴욕 등 미국 각 공관은 온라인 접수 등 전담반을 꾸려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중국과 일본은 조금 다른 양상이다. 중국은 한국에서 자가격리가 풀리더라도 베이징 도착 시 3주 시설격리를 해야 한다.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전날부터 필요 서류, 요건 등 기본 사항을 묻는 전화가 늘고 있지만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다"며 "중국에 다시 들어오면 3주나 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입국 시 격리 조치가 없는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입국 후 2주 자가격리 의무가 있는 데다 백신 접종비율이 10%대로 낮아 아직 문의가 많지 않다. 김안나 도쿄 총영사는 "현재 접종한 분들은 모두 고령자여서 한국을 오가기가 쉽지 않고 자가격리 문제도 있다"며 "다만 접종비율이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문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도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다. 인도네시아는 그간 한인회와 대사관 노력 덕에 자가격리 면제 조치가 이뤄졌다며 치하하는 분위기지만 당장 백신 접종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18세 이상 백신 접종을 공표하면서 기준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일부 교민은 백신을 맞고 일부는 맞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에 이뤄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차 접종 3개월 뒤 2차 접종이 진행되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동포들이 자가격리 면제 혜택을 누리려면 대개 9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싱가포르는 입국 시 3주간 시설격리와 재입국 승인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싱가포르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교민 사회의 관심이 크지만 격리 비용(약 250만 원) 부담이 만만치 않고 다시 들어오는 게 쉽지 않아 주저하는 분위기도 보인다"며 "재입국 완화 등 싱가포르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전담반을 꾸려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백신 접종비율이 1%인 베트남에선 교민들이 "백신 접종할 방법이 사실상 없어 이번 대책은 그림의 떡"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상대적으로 안 좋은 인도에선 "인도가 자가격리 면제 대상국에 포함되는지" 확인하는 교민 문의가 많았다.
우리나라 정부는 해외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에 한해 직계가족(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 존비속) 방문 목적으로 방한할 경우 7월 1일부터 2주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13일 발표했다. 이 때문에 형제자매 방문도 면제 대상에 추가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정 백신은 중국 백신 두 종을 포함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 승인한 7종이다. 남아공ㆍ브라질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 13개국은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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