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등학교가 2학기 전면등교 방침을 굳히고 있는 가운데, 대학들이 고민에 빠졌다. 대학이라 해서 온라인 수업 장기화로 인한 학력손실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고, 이미 일부 대학들은 2학기 대면수업 재개를 공식화하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정작 교수와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해보면 "비대면수업이 더 좋다"는 응답이 훨씬 많이 나온다. '수업도 온라인으로 하는데 등록금은 돌려달라'는 요구에 시달려온 대학들로서는 딜레마에 빠졌다.
대학생·교직원 모두 '비대면' 선호
18일 한 지방 국립대가 진행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이 학교 교직원의 65.95%는 2학기에 비대면수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이 아닌 대학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2학기 수업 형태에 대해 교직원들의 42.32%는 '비대면을 원칙으로 하되 실험실습 등 대면허용'을 골랐다. 이어 '비대면을 원칙으로 하되 대면수업 집중기간을 두자'는 의견(17.25%)이나 아예 '전면 비대면수업'을 하자(6.38%)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전면 대면수업'을 고른 응답은 겨우 4.35%에 그쳤다.
이런 경향은 학생들에게서도 나타났다. 응답자의 52.3%가 비대면수업을 골랐다. 학교 차원에서 시설 방역에 최선을 다한다 해도 48.2%는 비대면수업을 골랐다. 대면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응답은 18.1%에 불과했다.
이는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다. 앞서 서울대와 연세대 총학생회 등이 진행한 2학기 강의방식 선호도 조사에서도 각각 재학생 응답자 60%, 70%가 '전면 비대면수업'을 원했다.
전문가들 "유·초·중·고와 대학은 완전 달라... 탄력적 운영 필요"
이는 초·중·고와 전혀 반대되는 결과다. 2학기 전면등교를 추진 중인 교육부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학부모 90.5%, 교원 70.3%, 학생 69.7%가 전면등교에 대해 '긍정적'이라 답했다. 대학생의 경우 사실상 성인이라 돌봄이 크게 필요하지 않고, 자율적인 학습이 가능한 데다 타지역에서 학교를 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전문가들도 대학의 경우 전면등교보다는 탄력적 운영이 낫다는 입장이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초·중·고야 돌봄이나 교우관계 같은 문제가 있어 전면등교가 필요하다지만 대학생들은 다르다"며 "특히 기숙사 생활 등 관리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 학교에 따라 온·오프라인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비대면수업이 장기화하는 건 대학생들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기선 가톨릭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대학을 왔는데 학교 문화나 교우들을 접할 기회가 없어 우려스럽다"며 "대면수업을 원칙으로 하되 사안별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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