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이대로는 임대료도 내기 힘들어 술을 팔기 시작했다. 버틸 수가 없다.”(도쿄 신바시의 한 식당 주인)
도쿄 방역당국은 음식점에 저녁 8시까지 단축 영업과 술 판매를 자제하도록 요청하고 있지만, 신바시 등 번화가에 가면 밤 10시에도 영업을 하고 술을 파는 음식점이 많아졌다. 4월 25일 3차 긴급사태선언이 내려진 직후에는 모든 음식점이 술 판매 자제 요청을 받아들였지만, 긴급사태가 길어지면서 자금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요청을 거부하는 가게가 늘어난 것이다.
일본 정부가 21일부터 9개 광역지자체에서 긴급사태를 해제한다고 17일 발표했지만, 이 중 7곳에서 완전 해제가 아닌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를 적용하고, 음식점의 주류 판매 규제도 일부 완화에 그쳐 자영업자들이 혼돈을 겪고 있다.
18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중점조치 적용 지역의 주류 판매에 대해 △원칙적으로 4명 이내 그룹에 대해 아크릴판 설치, 좌석 간격 확보, 손 소독, 환기 등 방역 조치를 철저히 한 음식점의 경우 저녁 7시까지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최종 판단은 지자체에 위임하면서 애초 ‘전면 금지’를 유지하려던 도쿄와 오사카는 최종 결정을 미룬 상태다.
도쿄는 ‘자숙 피로’에 지친 시민들이 밖으로 나오면서 유동인구가 급증하고 감염자 수도 다시 늘어날 조짐이다. 코로나19 일일 감염자 수가 16일 501명, 17일에는 452명으로 이틀 연속 전주 같은 요일보다 증가했다. 이 때문에 주류 제공 규제를 유지하려 했지만, 정부가 완화 지침을 발표한 상황에서 강행할 경우 자영업자의 반발이 예상되고, 그렇다고 정부 지침 수준으로 완화하면 감염 확산이 우려됐다. 결국 도쿄와 오사카는 18일 밤이 되어서야 △2명 미만 그룹에 대해 △식사 시간 90분 이내의 경우에 한해 △오후 7시까지만 주류제공을 허용키로 발표했다.
현재 지자체는 주류 규제를 잘 지키는 업자에겐 하루 4만 엔 정도의 협력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지급 속도가 늦어 견디지 못한 음식점주들이 협력금을 포기하고 술을 판매하는 쪽으로 돌아선 경우가 많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오사카의 경우 협력금 지급률이 36%에 불과했다.
다수가 술을 판매하지 않는 상황에서 규정을 어기는 곳들은 상대적으로 희소가치를 누리니, 규정을 지키는 나머지 업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진다. 계속 어기는 경우 지자체가 규정을 지키라는 ‘요청’ 대신 ‘명령’을 내릴 수 있고 그래도 어기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오사카의 경우 지금까지 명령이 내려진 곳은 16개에 불과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음식점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엄격하게 하면서 협력금 지급은 늦고, 정확한 방침을 제때 밝히지도 못하는 정부와 지자체 모두 책임이 무겁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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