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화재 장례식장 이틀째 추모 통곡
동료 정치인 정부 인사 조화 조문 행렬
"고인 죽음 헛되지 않게 제도 개선해야"
21일 경기도청장 영결식 후 현충원 안장
“아들아, 네가 왜 거기에 있는 거냐." "친구야, 너무 보고 싶다.”
20일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위해 투입됐다가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김동식(52) 구조대장의 빈소에선 유가족의 오열과 동료들의 흐느낌이 끊이지 않았다.
유족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라며 연신 고인 이름을 부르며 통곡했다. 동료들도 소방관 정복을 입고 있는 김동식 대장의 영정 사진 앞에서 “다른 사람을 구하려다가 화마에 희생됐다”며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닦았다.
영결식을 하루 앞둔 이날 하남 마루공원 장례식장 1층에 마련된 김동식 대장의 분향소엔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지사와 여야 대표 등 정치권과 기관장들이 보낸 조화들이 가득 들어찼다. 단상엔 고인 사진과 함께 김 대장이 평소 착용하던 소방모와 기동복이 놓여 있었다.
장례 이틀째인 이날에도 빈소엔 조문이 이어졌다. 김 대장과 같은 소방서 동료이자,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왔다는 광주소방서 송모 소방관은 “늘 환하게 웃으면서 동료들을 살뜰하게 챙기던 친구의 모습이 생생하다”며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서로 건강 잘 돌보자며 격려했는데, 이렇게 세상을 떠나다니 더욱 안타깝다”고 눈물을 보였다.
김동식 대장과 함께 근무했다는 하남소방서 김모 소방관은 “야유회 등 각종 행사 때마다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위험천만한 화재 현장에서도 망설임 없이 뛰어들던 책임감 강한 동료였다”고 말했다. 김 대장과 함께 근무한 경기지역 소방서 소방관 20여 명은 가슴에 검은색 ‘근조’ 리본을 달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김 대장이 평소 함께 했던 자전거 동호회 모임 친구들도 빈소를 찾아 서로 부둥켜 안으면 흐느꼈다.
유족들은 울음을 참아가며 조문객들을 맞았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몸조차 가눌 수 없었던 김 대장의 어머니는 “어렸을 적부터 한 번도 속 썩인 적이 없는 착한 아들이었다”며 “오직 가족만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온 아들인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오열했다. 김 대장의 아내와 두 자녀도 초췌한 모습으로 밀려드는 조문객들을 맞이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정치권과 정부 인사의 조문도 이어졌다. 전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이날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오전에 빈소를 찾아 고인에게 애도를 표했다. 그는 “경기도 일원에 늘어나는 물류창고와 관련해 강화된 소방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며 “사고 책임이 있는 쿠팡은 앞으로 사고 처리와 유족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데 임해 달라”고 강조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제도를 위반해 사고를 낸 것인지 살펴보겠다”며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 황기철 국가보훈처장과 신열우 소방청장, 엄태준 이천시장 등도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김 대장의 영결식은 21일 오전 9시 30분 광주시민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된다. 경기도는 고인에게 지난 18일 자로 소방경에서 소방령으로 1계급 특진과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장의위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맡으며, 영결식 후 고인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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