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다 숨을 자주 멈춰 코를 심하게 골게 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눈의 각막이 얇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눈 속 각막은 0.5㎜ 두께의 물기 없이 마른 투명한 단백질 막으로 홍채ㆍ동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숨을 쉬려고 노력하지만 기도(氣道)가 막혀 10초 이상 숨을 멈추는 증상이 1시간 내 5회 이상 나타나는 질환이다. 성인의 15% 정도에서 나타나며, 비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심혈관 질환ㆍ고혈압ㆍ당뇨병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박종범ㆍ방슬기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와 김태기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 연구팀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 22명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 32명의 눈을 경면 현미경(Specular Microscope)으로 비교ㆍ조사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대한안과학회지 최신 호에 실렸다.
연구 결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환자의 중심 각막 두께가 대조군보다 25.54㎛(마이크로미터ㆍ100만 분의 1m) 더 얇았다. 또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각막 내피세포 밀도도 대조군보다 유의미하게 낮았다. 평균 1시간 동안 발생한 무호흡과 저호흡 횟수를 합한 ‘무호흡ㆍ저호흡 지수(AHI)’가 커질수록 중심 각막 두께가 얇아지는 것도 확인됐다.
박 교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몸속 산소가 부족해지고, 이 때문에 산소가 눈에 충분히 전달되지 못해 각막이 얇아진다”며 “저산소증으로 인해 각막 내피세포의 물질 대사에 변화가 생기면서 각막 내피세포 밀도가 낮아졌다”고 했다.
각막 내피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는다. 정상인은 1㎟당 2,000~2,500개 이상의 각막 내피세포가 있다. 건강한 육각형 모양의 세포가 고른 크기로 분포해야 한다. 특히 콘택트렌즈를 오래 끼면 각막 내피세포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콘택트렌즈로 인해 각막이 손상돼 각막 내피세포 크기가 일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콘택트렌즈를 오래 착용해 눈에 산소가 적어지는 저산소증이 지속되면 각막이 얇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각막이 너무 얇아지면 안압이 높아져 안구가 앞쪽으로 돌출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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