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광주시민체육관서 경기도청장 엄수
소방령 1계급 특진 및 녹조근정훈장 수여
문 대통령 "숭고한 희생정신 가슴 새길 것"
이재명 지사 "재발 방지 위해 최선 다할 것"
"동식이형 짧은 만남 소중히 간직… 안녕"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순직한 김동식 광주소방서 구조대장(소방령)의 영결식이 21일 오전 9시 30분 경기 광주시민체육관에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유가족과 내·외빈 등 99명만 참석했다.
영결식은 김동식 대장의 약력 소개와 1계급 특진 및 훈장 추서, 문재인 대통령의 조전 낭독으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조전(신열우 소방청장 대독)을 통해 “고인의 숭고한 용기와 희생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가족에 위로를 전한다”며 “27년간 누구보다 성실한 소방관으로 살며 5차례 상을 받을 만큼 스스로 끊임없는 역량을 쌓아 오신 분으로, 고인의 숭고한 용기와 희생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가족께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은 김동식 구조대장의 열정과 헌신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굳건한 용기를 보여준 고인을 기억할 것이며, 국민과 함께 영면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장의위원장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영결사를 통해 “기적이 일어나길 바랐고, 실낱 같은 희망과 무사히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랐다”며 “검은 연기 툭툭 털며 땀에 젖은 얼굴 다시 보기 바랐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 지사는 “김 대장님은 언제나 가장 뜨겁고 가장 위험한 곳, 가장 먼저 현장에 들어가 길을 열고 가장 늦게 나오던 사람”이라며 “긴박한 순간에도 그는 어김없이 동료를 먼저 내보냈고, 이렇게 영영 이별할 줄 정녕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정치권에 재발 방지와 대책 마련을 부탁했다. 이 지사는 “더는 소방관의 희생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며 “제도가 미비하다면 보완하고, 철저하게 고쳐 소방관이 더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하도록 여건을 개선해야 소방관의 숭고한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아까운 생명이 다시 희생되지 않도록 경기도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김 대장의 가족과 동료, 경기도민과 국민의 진심 어린 사랑과 존경 속에서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소방 동료를 대표해 조사에 나선 함재철 광주소방서 구조팀장은 “현장에서 구조대를 이끌 때 결단력을 보여주고, 사석에선 형님 같이 자녀 얘기와 취미 활동 등 살아가는 얘기들을 해주던 모습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며 “대장님이 말씀하신 ‘사람을 알게 되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을 삶의 목표로 간직하고 있다”고 김 대장을 떠올렸다. 함 팀장은 이어 “저를 비롯해 우리 구조대원 모두는 그날이 원망스럽고 그 현장이 원망스럽다”며 “국민이 위험에 처할 때 구조하는 우리였지만 정작 대장님을 구조하지 못했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동식이형,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 만남 소중하게 간직하겠다”며 “형도 우리 구조대원 잊지 말아주길 바라며 훌륭한 대장님을 마음에 간직한 채 ‘안녕’이라는 말로 인사하겠다. 안녕히 가십시오”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동식 구조대장은 지난 17일 오전 5시 36분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초진 후 인명 검색을 위해 지하 2층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하지만 불이 재발화하면서 구조대원 4명을 먼저 내보낸 뒤 본인은 탈출에 실패, 사흘 뒤인 지난 19일 지하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동식 대장은 1994년 4월 소방대원으로 임용된 후 고양·하남·양평·용인소방서에서 근무했으며, 2020년 1월 광주소방서 119구조대장으로 발령 받았다. 이날 영결식을 끝으로 소방관 27년의 삶을 마감하게 됐다.
김 대장은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유족은 배우자 김은경씨와 1남 1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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