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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구함 “일본 유도 ‘심장’ 무도관 최상단에 태극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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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구함 “일본 유도 ‘심장’ 무도관 최상단에 태극기를”

입력
2021.06.25 04: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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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유도 100㎏급 간판 조구함이 서울 노원구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주먹을 불끈 쥐어올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유도 100㎏급 간판 조구함이 서울 노원구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주먹을 불끈 쥐어올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한국 남자 유도 100㎏급 간판 조구함(29·필룩스)은 몇 달 전부터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국제’ 섹션 기사부터 확인한다. 1년 연기돼 다음달 개막하는 2020 도쿄올림픽이 혹시라도 취소될까 싶어서다. 함께 도쿄를 향하게 될 재일교포 안창림(27)과의 ‘크로스체크’도 필수다. 일본어가 능통한 안창림이 “(취소 관련 뉴스가)없다”고 하면 마음이 놓인다.

모든 대표선수가 올림픽 취소 여부에 촉각을 세워 온 지난 1년이지만, ‘종주국’으로 향하는 유도 선수들은 더 비장하다. 조구함은 본보와 인터뷰에서 “일본 유도의 ‘심장’으로 불리는 도쿄 무도관(武道館) 맨 꼭대기에 태극기를 걸고, 일본을 향한 일방적 응원을 잠재우고 싶다”며 금메달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1년 연기, 단점 보완하란 뜻으로 여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도쿄올림픽 1년 연기 소식을 접한 지난해 3월 심경을 묻자 조구함은 “믿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1년 더 준비하는 건 모든 선수들에겐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조구함은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빨리 현실을 받아들이고, 1년 간 단점을 보완하라는 뜻으로 여겼다”고 했다.

가장 어려운 점은 선수촌을 비롯한 훈련시설 폐쇄였다. 그는 “방역 수칙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훈련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다녔다”며 “당장 1, 2주 뒤에 대회를 열어도 참가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1년을 더 준비해왔다”고 털어놨다. 이 과정에서 소속팀 필룩스의 세심한 지원으로 훈련 공백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유도 100㎏급 간판 조구함이 서울 노원구 체육과학연구원에서 훈련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유도 100㎏급 간판 조구함이 서울 노원구 체육과학연구원에서 훈련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실전 점검 마무리…”이젠 컨디션 관리”

조구함은 지난 23일 발표된 13명의 유도대표팀 중에서도 안바울과 함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출전하는 100㎏급을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체급”이라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세계랭킹 10위가 1위를 잡아도 이변이 아니라고 했다. 실제 이 체급엔 국제무대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우승후보를 굳이 꼽자면 러시아의 일리야소프 니아즈(25)와 조지아의 발르람 리파르텔리아니(32) 정도다.

지난 1년간 그는 스피드와 지구력 완성에 중점을 뒀다. 조구함은 “유도는 개인 대결이기에 장점을 내세우는 것도 좋지만 약점이 적어야 한다”며 “경량급과 중량급, 헤비급 선수 가릴 것 없이 함께 훈련하면서 대회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카잔 그랜드슬램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실전 점검을 마친 조구함은 “하늘도 감동해 나를 돕고 싶을 만큼 훈련하려고 했다”며 남은 기간은 체력과 컨디션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리우 아쉬움, 도쿄에서 메칠까

조구함은 첫 올림픽 무대였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를 앞두고 훈련 중 입은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16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이번 대회에서 그 한을 풀려 한다. 다만 여러 변수들과도 싸워야 한다. 전 체급 메달을 노리는 홈 팀 일본의 텃세, 해외 관중 입장 불가 방침으로 인한 일방적 응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조구함도 “이번 대회에선 굉장히 외로운 싸움을 할 것 같다”고 덤덤히 말했다. 특히 선수단 지원 인력도 넉넉히 꾸리지 못하고, 선수들의 가족들조차 현장을 지키지 못하는 환경도 이겨내야 한다. 그럼에도 그는 코로나19로 힘들었을 국민들에게 뜨거운 명승부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조구함은 “이번 올림픽은 코로나19 시대에 열리는 대회이자, 유도 종주국에서 열려 각오가 남다르다”며 “일본 유도의 심장에서 태극기를 휘두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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