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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사주

입력
2021.06.23 20: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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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일
전형일명리학자·철학박사

편집자주

‘4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 말은 사주팔자에서 연유됐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과 행동, 관습들을 명리학 관점에서 재미있게 풀어본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시험을 잘 본다’는 뜻이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그렇다. 입학, 취업, 승진 등 어디든 시험이 필수다.

시험 없는 공부는 필요 없고, 시험 없이는 사람도 못 뽑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시험은 중국 수나라 문제가 처음 과거제도를 만든 것이 시초다. 이후 고려 광종(958년) 때 도입돼 1000년 이상 지속되다 1894년 갑오개혁 때 폐지됐다. 하지만 일본식 교육과 선발제도가 유입되며 수험문화가 꽃을 피웠다. (‘시험국민의 탄생’)

명리학(命理學)에서 학문을 나타내는 용어는 ‘인성(印星)’이다.

사주는 태어난 연월일시를 천간(天干, 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과 지지(地支,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로 구성된 60갑자를 여러 이론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오행(五行, 木火土金水)은 서로 같은 것(比), 도움(生)을 주고받는 것, 제어(剋)하고 받는 것 등 5종류로 나뉜다. 생극제화(生剋制化) 법칙이다. 음양(陰陽)으로 확대하면 모두 10개의 관계가 나온다. 이를 십성(十星) 또는 십신(十神)이라 부른다.

이 중 사주팔자(四柱八字)의 주체인 일간(日干, 생일 위 글자)이 나머지 일곱 간지(干支)의 오행에서 生을 받는 것이 인성이다.

예를 들어, 사주 일간이 목(甲?乙)일 경우 수(壬?癸, 子?亥)가 인성(水生木)이 된다.

십성의 각 용어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인성은 학문을 비롯해 어머니, 종교, 스승, 후원자, 문서 등이 포함된다.

사주에 인성이 있으면 일단 학문과 인연이 있다고 본다. 여기에 인성을 단단하게 해주는 관성(官星, 金生水)이 있으면 학문으로 큰 성공도 가능하다. 이를 관인상생(官印相生)이라 하며 벼슬 사주라고도 했다.

타고난 팔자에 인성이 없더라도 운으로 올 때가 있다. 누구나 10년마다 바뀌는 대운(大運)에 인성 운이 오면 학문에 관심을 갖는다.

다만 청소년기에 재성(財星) 운이 오면 인성을 극하며(土剋水) 학업에 뜻이 없게 된다. 머리도 좋고 공부를 잘하던 아이가 언제부터인가 한눈을 팔며 학업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이런 운이 올 때이다.

반대로 학창 시절을 지나 성인이 돼서 학문에 도전하는 사람은 늦게 인성 운이 온 경우다.

학문도 종류가 많고 그 적성과 능력이 다르듯 인성도 그렇다.

인성은 일간인 목과 도와주는 수가 음양이 다르면(甲(陽), 癸?子(陰)) 정인(正印), 같으면(甲, 壬?亥(陽)) 편인(偏印)으로 구분한다.

정인은 학교와 사회가 원하는 시험을 잘 보는 능력이다. 편인은 창의적이고 비주류 학문에 강점을 지닌다. 정인이 문(文)?사(史)?철(哲) 등 문과라면 편인은 게임?웹툰?인공지능 등 이과이다. 전통적인 사회는 정인의 시대였다. 기존 질서에 순응하고 교과서에 적합한 인재를 요구했다. 현대사회는 전문성, 창의성, 역동성이 필요하다. 기술 문명의 발전은 편인의 몫이다.

국민의힘에서 정치인 공천에 시험을 소환했다. 크게 자격이 필요 없던 정치에 생경하고 신선한 발상이다. 과외가 필요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인과 편인 중 누구에게 유리할지 궁금하다.

인성은 정인과 편인 둘 다 갖춰야 제대로이다. 우리는 이것을 융합이라고 한다.

전형일 명리학자?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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