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5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소득 최상위층 일부를 제외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민주당과 하위 70% 선별 지급을 주장하는 정부 입장을 절충해 '소득 하위 80% 선별 지급'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재난지원금 규모는 4인 가구 기준 100만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3일 한국일보에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두고 기획재정부는 70% 선별 지급, 민주당은 전 국민 지급 입장이지만 서로 한 발짝 물러날 여지도 보이고 있다"며 "소득 하위 80%를 대상으로 선별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은 선별로 지급하더라도 신용카드 사용액 일부를 카드 포인트로 돌려주는 방안(캐시백)을 적용할 경우 사실상 '전 국민 지급 효과'가 난다는 게 정부의 추산이다. 신용카드 캐시백은 소비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재 민주당은 대외적으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다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전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비용은 소득 하위 70%, 80%, 90% 시뮬레이션이 있다"고 말했다. 소득 최상위층을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해 봤다는 얘기다. 다만 민주당은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소득 하위 90%'까지 올리겠다는 입장이어서 지급 대상을 최종 확정할 때까지 당정 간 줄다리기는 이어질 수 있다.
신용카드 캐시백은 올 2분기(4∼6월)에 신용카드로 사용한 금액보다 3분기(7~9월)에 더 많이 쓸 경우 초과 금액의 10%를 돌려주는 방안이다. 월 평균 50만 원을 사용한 사람이 7월에 150만 원을 쓸 경우 초과액 100만 원의 10%에 해당하는 10만 원을 8월에 신용카드 포인트로 환급받을 수 있다. 캐시백의 최대 한도와 관련해선 당정 간 세부 조율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50만 원, 정부는 30만 원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상권에서의 소비 독려를 위해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몰에서의 카드 사용액은 캐시백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선별 지급 의지를 재확인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규모는 "30조 원대 초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2차 추경안에는 재난지원금 외에 백신 추가 구매와 소상공인 지원,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예산이 반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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