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재활원, '장애인의 코로나19 경험과 문제점' 연구
장애인 중 18.2%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에 돌봄서비스가 끊기는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홀로 화장실도 못 가는 등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았고, '삶이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이 3배 넘게 늘었다.
24일 국립재활원은 지난해 11월부터 4주간 장애인 2,454명, 비장애인 99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장애인의 코로나19 경험과 문제점’ 연구 결과를 내놨다.
조사대상 장애인 중 14.7%는 코로나19 이후 건강이 더 악화됐다고 답했다. 비장애인의 응답률 9.9%보다 훨씬 높았다. 반면 비장애인의 52.5%가 이에 대한 진료를 받았지만, 장애인이 진료를 받은 경우는 36.8%에 그쳤다. 더 아프지만 의료 접근권은 더 떨어진 것이다.
장애인 돌봄서비스 중단... 가족 부담 늘었다
특히 돌봄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타격이 컸다. 조사대상 장애인 가운데 3분의 1(32%)이 돌봄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이 서비스가 중단됐다는 이들은 18.2%에 이르렀다. △감염 위험에 대한 불안(44.1%)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워서 기피(21%) △민간 사회 서비스 제공기관의 휴원(18.2%) △경제적 이유(10.5%) △장애인 당사자의 감염 확진(9.1%) 등의 이유 때문이었다.
돌봄서비스 중단은 일상생활 마비로 이어졌다. 대표적 어려움으로 ‘가족의 부담이 늘어났다’는 응답이 58.7%로 가장 높았다. △‘외출이 어려워졌다’(36.4%) △‘식사 준비가 어려워졌다’(25.9%) △‘불안, 공포를 느꼈다’(21.7%) △‘배변, 배뇨를 위한 화장실 이용이 어려워졌다’(16.1%) △‘씻기가 어려워졌다’(14%)는 응답이 뒤이었다.
"외출 자체가 두렵다"... 근골격계 질환 늘어
코로나19는 그렇지 않아도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던 장애인들에게 더 큰 공포로 다가왔다. '외출 때 매우 위험하다'고 인식하는 비율만 봐도 비장애인은 11.5%에 머물렀으나, 장애인은 35.6%에 달했다.
이 때문에 야외활동이 줄어들면서 장애인들의 경우 △근골격계 증상 및 질환(36.6%) △우울증·공황장애 등 정신질환(27.3%) △당뇨병(10.1%) 등이 크게 늘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근골격계 쪽 질병이, 정신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정신질환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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