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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구애' 난감한 김동연, '개헌 구애' 곤란한 최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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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구애' 난감한 김동연, '개헌 구애' 곤란한 최재형

입력
2021.06.25 11: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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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 논란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삐끗한 사이 '대안 주자'로 주목받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재형 감사원장이 나란히 딜레마에 빠졌다. 그간 범야권 주자로 거론돼온 김 전 부총리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구애의 손짓을 받고 있고, 최 원장은 야권 개헌론자들의 기대에 둘러싸여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야 동시 구애'가 金의 약점 될 수도

김동연 전 부총리가 2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서 노숙인 무료급식봉사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뉴스1

김동연 전 부총리가 2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서 노숙인 무료급식봉사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뉴스1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최근 작심한 듯 김 전 부총리에게 구애의 손짓을 하고 있다. 현 정부 출신 고위인사 3명(윤석열·김동연·최재형) 모두 야권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는 것을 막겠다는 듯한 각오다. 송 대표는 23일 "(김 전 부총리를) 범여권으로 인식한다. 일정이 확정되면 경선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부총리와 한 차례 통화했고 만나기로 했다"며 물밑 접촉이 있었음을 의도적으로 드러냈다.

야권의 인식은 정반대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라는 상징성보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기조에 맞서다 사퇴한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은 23일 "당 밖에 계신 분과 (당내 주자들의) 시너지 효과가 나야 한다"며 김 전 부총리를 언급했다.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도 "김 전 부총리와 접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야로부터 러브콜을 동시에 받는 것은 '행복한 고민'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정체성이 흐릿하다'는 지적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얘기다. 김 전 부총리는 일단 여야 양측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24일 여러 언론을 통해 "여전히 여야,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시각이 문제"라며 모호한 입장을 유지했다.

'개헌 완수' 기대에 응답 없는 崔

최재형 감사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 대사를 접견한 뒤 배웅하고 있다. 뉴시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 대사를 접견한 뒤 배웅하고 있다. 뉴시스

최 원장은 때아닌 개헌론에 휘말렸다. 일부 야권 개헌론자들이 최 원장에게 개헌 완수의 희망을 투영하면서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최 원장에 대해 "권력에 대한 집착이 없다"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5년 임기 중 2년만 하고 2024년 총선에서 내각제를 도입하는 개헌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의 출마를 설득해온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분권형 개헌론자다.

정작 최 원장의 입장은 알려진 게 없다. 일각에선 현직 감사원장으로서 상대적으로 약한 출마 명분을 보완하고 지지세를 규합하기 위해 개헌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은 "대선을 9개월여 앞두고 띄우는 개헌론이 진정성 있게 보이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 원장의 친구인 강명훈 변호사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원장이 근래 정치권과 접촉하거나 개헌을 의논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정치권의 개헌론과 거리를 두었다.

최 원장은 사퇴 및 정치선언 시점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이다. 이르면 이달 말 감사원장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7월 정기인사 등 감사원 내부 일정이 변수다. 최 원장 측 인사는 "최 원장이 조직에 폐가 될까 굉장히 신경 쓰고 있다"며 "사임 직전 인사 단행은 후임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바로 떠나자니 직원들 실망이 커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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