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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마인' 옥자연, 이보영에 "버티라" 조언 들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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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마인' 옥자연, 이보영에 "버티라" 조언 들은 사연

입력
2021.06.2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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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옥자연이 '마인' 종영 소감을 전했다. 청춘엔터 제공

배우 옥자연이 '마인' 종영 소감을 전했다. 청춘엔터 제공

배우 옥자연이 기라성 같은 배우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드라마 '마인'에서 극 초반 오묘한 분위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면 후반부에는 아들에 대한 모정과 복수심에 불타는 모습으로 이야기의 갈등을 심화시켰다.

옥자연은 본지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지난 27일 종영한 tvN 주말드라마 '마인' 종영 소감을 밝혔다.

먼저 옥자연은 작품을 떠나보내는 심경에 대해 "여전히 끝났다는 실감이 안 난다. 이렇게 떠나보내려니 너무 아쉽다. 작가님, PD님, 함께 한 스태프, 배우 등 고마운 분들께 더 많이 표현할 걸 싶다. 그리고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너무나 감사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부족함이 많았음에도 좋게 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많은 힘을 받았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무섭다'는 평 나올 줄 몰랐어요"

악플을 보면 상처 받는 성격이기에 시청자 반응을 찾아보진 않는다는 옥자연은 주변 지인들로부터 많은 응원과 댓글을 받으면서 인기를 실감했다. 이처럼 작품은 첫 방 이후 많은 호평이 쏟아졌다. 이를 두고 옥자연은 "이나정 PD님이 강자경을 연기할 때 미스테리하고, 뭔가 일을 칠 것 같은 분위기를 요구하셔서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다. 사실 '무섭다'는 평까지 나올 줄은 몰랐는데 무섭다고들 해서 놀랐다. 내가 등장할 때마다 그런 공포음악에서 나올 법한 음악이 깔릴 줄은 정말 몰랐다. 음악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감탄했다.

이나정 PD는 과거 옥자연이 출연한 독립영화 '속물들'을 보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다. 극중 강자경의 '무슨 일을 낼 것 같은 분위기'와 딱 맞는 강자경을 발견한 것. 당시 오디션 현장을 떠올리던 옥자연은 "이나정 PD, 백미경 작가 등 모두 다 여성분들이었는데, 온화하고 믿음직스러운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이보영 김서형이 주연을 한다고 들어 '마인'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 정말 오디션에 붙을 줄은 몰랐는데,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얼떨떨하고 기뻤다"고 회상했다.

배우 옥자연이 '마인' 종영 소감을 전했다. 청춘엔터 제공

배우 옥자연이 '마인' 종영 소감을 전했다. 청춘엔터 제공

"겪어보지 못한 모성애 연기 어려웠어요"

극 초반 강자경은 의뭉스럽고 긴장감을 유발하는 역할이다. 또 후반에 접어들며 그의 아픔과 서사가 밝혀지면서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야 한다. 강자경이라는 인물을 소화하기 위해 거쳤던 연기적 고민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백미경 작가는 강자경이 악역으로 보이길 원하면서 또 시청자들에게 이해받길 원한다는 어려운 지시를 내렸다.

옥자연은 홀로 책과 영화를 참고하고 또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는 연출진의 도움을 받았다. 또 대본을 보면서 강자경이 왜 어리석은 선택을 반복하는지부터 차근차근 짚어갔다. 옥자연은 강자경의 무모한 행동을 두고 "처음에 의아한 점이 많았지만 강자경이 처한 상황을 점차 이해하게 되면서 너무 안쓰럽고 슬펐다. 이상한 책략을 써서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려고 한다. 이 지점에서 강자경이 큰 사건들을 겪으면서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하는지 보여드리고 싶었다.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남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서야 후회한다. 내가 너무 아픈 나머지 남의 마음은 보이지 않는 거다. 강자경은 적어도 도망가지 않았다. 희수(이보영)의 유산 이후 자기가 괴물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하고, 처절하게 속죄한다. 그 과정을 디테일하게 연기해내고 싶었는데, 그 부분에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직접 겪지 못한 모성을 몰입감 있게 표현할 수 있을지 늘 고민이 많았다는 옥자연이다. 아이를 낳고 기른 엄마의 감정을 따라가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 옥자연을 위로한 것은 이나정 PD다. 실제 촬영 현장에서 이나정 PD는 배우진을 모두 아우를 만큼 '선택과 집중'에 몰입하는 편이라고. 옥자연은 이나정 PD에 대해 "평소엔 굉장히 온화한데, 집중할 때 아주 무섭게 집중하는 분이다. 누가 옆에서 뭐라고 해도 못 들을 정도로 일에 빠져든다. 잠은 주무시나, 밥은 드시나, 싶으실 정도로 몸을 돌보지 않고 전력을 쏟아붓는 모습에 감동했다. 현장에서 너무 바쁘셔서 차마 말 걸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집에 와서도 문자나 전화로 뭘 여쭤보곤 했는데, 늘 성심성의껏 답해주셨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배우 옥자연이 '마인' 종영 소감을 전했다. tvN 제공

배우 옥자연이 '마인' 종영 소감을 전했다. tvN 제공

"이보영, 내게 버티라고 조언"

그렇다면 촬영 현장에서 김서형 이보영 이현욱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먼저 옥자연은 이보영에 대해 "순간 집중도가 엄청나다.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한 나는 아직 감정이 쭉 이어지지 않는 촬영 현장이 어려워서, 어떻게 그렇게 확 몰입할 수 있으신지 여쭤본 적이 있다. 이보영이 본인도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라며 '경험이 쌓여야 가능하니 버텨라'고 말했다. 또 연극 무대와 달리 카메라는 바스트 연기가 중요하니, 몸이 아닌 눈으로 감정을 전달하라고도 조언해주셨다"고 언급했다.

또 함께 하는 장면이 많지 않았던 김서형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전해졌다. 그는 "특유의 차분하고 깊고 여유 있는 호흡이 너무 좋아서, 함께 대사를 주고 받는 게 굉장히 편안하고 좋았다. 김서형이 만든 정서현 캐릭터가 내가 대본을 읽고 상상한 것보다 입체적이고 깊었다. 어떻게 캐릭터를 구축하시느냐고 물었는데,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항상 읽는다고 하셨다. 운동을 많이 하고 시를 많이 읽으라고도 조언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주집사 역의 박성연이 옥자연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며 힘이 됐다.

2016년 영화 '밀정'으로 데뷔한 옥자연, 신인 시절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가장 달라진 점에 대해 옥자연은 부담감을 꼽았다. 그는 "점점 부담감이 더해질수록 가끔 연기의 즐거움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아주 처음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할 때 이미 연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이란 걸 알았다. 연기가 아무리 어려워도 너무나 재미있기 때문에 늘 문제가 없었는데, 요즘은 어려움이 닥칠 때 지나치게 괴로워하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초심으로 돌아가 연기를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매 작품마다 '이제 시작이구나' 생각한다. '마인' 역시 새로운 시작이다. 많은 걸 느꼈다. 나의 부족한 점, 채워나가야 할 점들도 알게 됐고, 앞으로 더 단단하게 성장할 밑거름이 될 것 같다. 과거 작품은 잘 돌아보지 않는다. 늘 닥친 것을 열심히 하는 성격이다. 최근 느낀 것은 그동안 참 애썼다 싶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옥자연은 '경이로운 소문' 이후 '마인'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펼치며 계단을 하나씩 오르는 중이다. 그가 존경하는 배우는 윤여정. 앞으로 어떤 배우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면서도 "그냥 열심히 할 거다. 열심히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즐기는 사람, 그래서 보고 있으면 즐거운 사람이 되지 않을까"라며 겸손하지만 단단한 소신을 드러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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