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품질 말고도 생각할 게 늘었습니다. 사회적 ‘의미’도 찾아야 합니다.”
요즘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공략에 나선 유통업계의 공통된 고민이다. 특히 소비 행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출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을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소비의 ‘사회적 의미’까지 제시하는 게 트렌드가 되고 있다. ‘친환경’ ‘비건’ ‘공정’ 등을 내건 제품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케팅 트렌드의 방점은 ‘미닝아웃’ 공략에 찍혀 있다. 상품의 가격, 품질뿐 아니라 기업의 윤리적, 사회적 책임 등 가치를 따져 구매하는 ‘MZ세대’의 소비 특성이 주요 고려 대상으로 떠오른 셈이다. ‘친환경’도 이런 맥락에서 등장했다.
요기요는 25일 레스토랑 파트너를 위해 환경보호법과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 등을 알려주는 ‘친환경 배달 클래스 라이브’를 진행했다. 배달앱 플랫폼이 나서 매장의 ‘친환경’ 요소까지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박채연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마케팅본부장은 “친환경 매장 운영의 필요성을 느끼더라도, 반영하기 어려웠던 레스토랑 파트너를 위해 강의를 마련했다”며 “요기요는 일회용품, 반찬류 제공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친환경 배달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도 중요한 포인트다. 노브랜드의 대체육 너겟인 ‘노치킨 너겟’은 한 달 반 만에 2차 판매량인 20만 개가 완판됐다. ‘노치킨 너겟’은 ‘닭에게도 휴식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동물복지를 생각해 미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환경, 동물복지를 고려한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구매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왕 소비하는 거, 다양한 가치를 생각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최근 모든 음료에 식물성 대체우유 선택 옵션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카페베네도 이를 고려한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미닝아웃’ ‘가치소비’ 현상이 ‘메가트렌드’로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제품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도를 넘어 제품을 만드는 기업, 오너가 사회적 가치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꼼꼼히 따진다”며 “진정성, 정의, 다양성 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에게 소비했을 때의 ‘사회적 의미’를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근 쿠팡 탈퇴·불매 운동이 일어난 것도 MZ세대의 ‘미닝아웃’과 관련이 있다. 노동자를 생각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 비윤리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자 소비자들이 이를 거부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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