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영상] 목숨 걸고 끊긴 다리에 매달려 등교하는 소녀들
알림

[영상] 목숨 걸고 끊긴 다리에 매달려 등교하는 소녀들

입력
2021.06.28 14:04
수정
2021.06.28 18:49
0 0

인니 술라웨시섬 오지 마을, 홍수로 다리 끊겨?
소녀들 쇠줄 매달려, 소년들 급류 건너 등교?
상황 알려지자 다리 보수, 교사 방문 수업

인도네시아 서부술라웨시주 파모세앙 마을 초등학생들이 끊긴 다리를 떠받치는 쇠줄에 매달려 등교하고 있다. 드틱닷컴 캡처

인도네시아 서부술라웨시주 파모세앙 마을 초등학생들이 끊긴 다리를 떠받치는 쇠줄에 매달려 등교하고 있다. 드틱닷컴 캡처

가방을 멘 소녀가 다리를 지탱하며 난간 역할을 하는 쇠줄에 매달려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간다. 목숨을 걸고 학교 가는 길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 바닥은 중간부터 끊겨 있다. 소년들은 다리 밑 급류를 뚫고 강을 건넌다. 세찬 물결은 어른들 가슴 위까지 차오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인도네시아 오지 마을의 등교 장면이다.

28일 드틱닷컴에 따르면 서부술라웨시주(州) 마마사 지역 파모세앙 마을의 다리가 끊겨 학생들이 다리 옆면의 철조망에 매달려 위태롭게 등교하는 장면이 SNS를 통해 알려졌다. 마치 곡예를 하는 것 같다. 네티즌들은 "끔찍하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인도네시아 서부술라웨시주 파모세앙 마을(적색 표시). 구글지도 캡처

인도네시아 서부술라웨시주 파모세앙 마을(적색 표시). 구글지도 캡처

학교로 이어지는 길이 45m, 폭 1.5m 다리는 지난해 말 홍수로 망가졌다. 나무로 만든 바닥이 중간 지점부터 떨어져 나가서 뻥 뚫려 있다. 하중을 받치는 쇠 구조물의 철망과 나사도 일부 빠졌다. 학생들이 쇠줄을 붙잡고 밟을 때마다 다리가 흔들려서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리 10m 아래 강은 급류다.

인도네시아 서부술라웨시주 파모세앙 마을 소녀들이 끊긴 다리를 떠받치는 쇠줄에 매달려 등교하고 있다. 드틱닷컴 캡처

인도네시아 서부술라웨시주 파모세앙 마을 소녀들이 끊긴 다리를 떠받치는 쇠줄에 매달려 등교하고 있다. 드틱닷컴 캡처

학생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매일 이 위험한 다리를 지나 학교에 갔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뭇마인나양은 "강물은 물살이 세서 위험하고 몸이 물에 젖을 수도 있어서 조심조심 쇠줄에 매달려 등교한다"고 말했다. 그는 "엄마도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을 뿐 금지하지는 않았다"며 "이제 익숙해져서 두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부 소년과 어른들은 급류를 뚫고 강을 건너기도 한다.

관련 동영상을 올린 마을 주민은 "주민들이 다시 제대로 된 다리를 건널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 촬영했다"고 밝혔다. "우리의 희망은 저 망가진 다리에 매달리지 않고 강을 건너는 것"이라고 했다. 다리를 이용하는 마을 주민은 150여 명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초등학생이다. 강을 건너다 두 명이 떨어진 적이 있으나 다행히 구조됐다.

지난해 말 홍수로 망가진 인도네시아 서부술라웨시주 파모세앙 마을의 다리. 10m 아래는 급류다. 드틱닷컴 캡처

지난해 말 홍수로 망가진 인도네시아 서부술라웨시주 파모세앙 마을의 다리. 10m 아래는 급류다. 드틱닷컴 캡처

학생들의 위태로운 등교 소식이 알려지자 관계 기관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방자치단체는 다리 바닥부터 수리할 예정이다. 주(州)정부에 새 다리를 건설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 다리가 보수되는 동안 해당 마을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 대신 교사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우회로를 통해 마을에 가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다. 지역 교육청은 "아이들이 등교하기 위해 더 이상 목숨을 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