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 맨스필드 바
대형 덤프트럭이나 트레일러 화물칸 아래에 범퍼처럼 설치된 철제 가로대를 '맨스필드 바(Mansfield Bar)'라고 부른다. 교통사고로 숨진 미국 영화배우 제인 맨스필드(Jayne Mansfield, 1933.4.19~1967.6.29)의 이름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1954년 데뷔한 맨스필드는 은발의 육감적인 외모와 뇌쇄적 표정 연기로, 마릴린 먼로의 인기에 도전할 만한 배우로 주목받았다. 여러 편의 코미디 영화에 출연하며 '플레이보이' 표지 등을 수시로 장식했고, 존 스타인벡 소설 원작 1957년 영화 'The Wayward Bus'의 주연을 맡아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1967년 6월 28일 밤, 그는 미시시피주 한 나이트클럽 공연을 마치고 다음 날 오전 TV쇼 인터뷰를 위해 뉴올리언스로 향했다. 다음 날 새벽 2시 25분 무렵, 변호사와 전남편, 어린 세 자녀를 태운 그의 '뷰익 일렉트라 225' 승용차가 90번 주간고속도로 위에서 앞서 달리던 대형 트레일러에 추돌했다. 트레일러의 화물칸 아래로 승용차가 파고들어 차 위쪽이 뭉그러졌고, 그를 포함한 성인 3명이 즉사했다. 고속도로에 설치된 해충방제 설비가 연막가스를 뿜으면서 트레일러 트럭이 속도를 늦췄고, 탁한 시야 때문에 그의 승용차가 너무 늦게 속도를 줄인 탓이었다. 인명피해의 결정적 요인 중 하나는 트레일러의 차체가 너무 높아 후면 범퍼가 승용차 추돌에 무용지물이었다는 거였다.
사고직후 미 교통부 고속도로교통안전위원회(NHTSA)는 대형 화물차 화물칸 아래에 별도의 안전 바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했고, 대다수 국가가 뒤따라 그 조치를 채택했다. 야광, 반사테이프 등이 부착된 '맨스필드 바'는 이후 수많은 사고를 예방하고 인명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세 자녀는 경미한 부상만 입었고, 당시 3살이던 마리스카 하지테이(Mariska Hargitay, 1964~)는 배우로 데뷔해 NBC 드라마 '로앤오더: 성범죄수사대'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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