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상승률 2006년 12월 이후 최고치
매매가격지수 17개 시·도 모두 100선 상회
부동산 시장이 펄펄 끓고 있다. 정부의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이후 오름세가 꺾이는 듯했던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이달 15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서울 아파트값도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28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달 대비 0.64%포인트 오른 1.89%로 집계됐다. 2006년 12월(2.10%)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올해 2월 고점(1.76%)을 찍고 3개월간 상승폭이 줄어들다 단번에 반등했다.
지역별로는 인천의 매매가격 상승률이 3.64%로 가장 높았다. 인천 아파트의 3%대 상승률 역시 2006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보다 1.66% 올라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비수도권에서는 제주의 오름폭이 2.96%로 가장 컸다.
아파트값 상승세가 전국으로 번져 17개 시·도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2년 5개월 만에 모두 100선을 넘었다. 전국을 휩쓴 패닉바잉(공황매수) 열풍에도 해당 지수가 90선을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집값 흐름을 보였던 강원도도 이달은 101.3을 기록하며 2년 5개월 만에 100선 위로 올라갔다. 매매가격지수는 2019년 1월 집값을 100으로 놓았을 때 해당 시점의 상대적인 집값을 나타내는 지표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확산한 '내 집 마련' 수요가 저렴한 매물을 찾아 전국적으로 퍼진 결과로 분석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서울의 3배에 달하는 등 탈서울 수요가 개발호재 기대감과 저평가 인식이 있는 인천 등으로 번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지난해엔 매수세가 강하지 않았던 경기 의정부시와 화성시 등으로 중저가 매물을 찾는 수요가 쏠리며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졌다"고 말했다.
강원과 제주처럼 관광산업 회복 기대감으로 인한 투자수요가 집값 상승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리브부동산 관계자는 "강원과 제주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택 가격이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던 지역"이라며 "중저가 매물이 포진한 데다 (백신 접종 본격화 등으로) 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투자 수요가 몰리며 올해는 가격이 크게 뛰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전국 아파트의 전세가격 상승률은 지난달 대비 0.54%포인트 오른 1.24%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1.48%,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1.53%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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