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재외동포에 대해서는 동반하는 6세 미만 자녀에 대한 격리면제가 적용되죠. 하지만 국내에서 접종 완료한 내국인은 동반 아동 격리면제가 안 된다고 해요. 여기저기 문의했는데 ‘관련 지침이 없으니 국민 신문고에 올리든 하라’는 거였어요.”
28일 미국인 남편, 어린 딸(2)과 함께 다음 달 미국으로 가 시부모를 뵐 예정이었던 A(42)씨의 호소다.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해외 예방접종 완료자 격리면제’ 제도가 내국인만 차별한다는 얘기다.
A씨 부부는 29일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차 접종을 끝낸다. 여름휴가 때 최근 큰 수술을 받아 위독한 시어머니에게 손녀를 보여드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 보건복지부, 주미한국대사관 등에 수차례 문의한 끝에 ‘동반 자녀의 자가격리 면제는 안 된다’는 답을 들었다. 맞벌이인 A씨 부부가 딸을 데리고 미국을 다녀오려면 둘 중 한 명은 귀국 뒤 아이와 함께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국민신문고 등에 민원을 넣었지만, 결국 A씨 부부는 남편만 미국을 가야 할지 고민 중이다.
A씨는 “해외의 접종 완료자가 국내의 직계가족을 만나러 올 때는 인도적 차원에서 격리면제를 해준다면서 국내 접종 완료자는 왜 안되는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자가격리 면제는 안 된다는 대원칙 아래에서, 1년 반이나 방한이 제한된 재외국민이나 유학생의 경우에는 인도적 차원에서 별도의 방안을 마련했기에 허용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외조항을 계속 만들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해외출입국 문제는 이뿐 아니다. B(59)씨는 업무상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출장 갔다가 현지에서 화이자 접종을 끝냈다. 일이 끝나 귀국할 때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을까 싶어 LA 총영사관에 문의했을 때 "보름 이후에나 자가격리면제서 정상 발급이 가능할 것”이란 답변을 받았다. 이를 기다릴 수 없었던 B씨는 귀국 뒤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방대본 관계자는 “미국 LA만 해도 교민이 57만여 명에 달해 한 곳뿐인 총영사관의 업무가 폭증한 상태"라며 "해외 접종 완료자의 국내 인정 여부는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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