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모평) 접수가 시작된 28일, 일부 입시학원에 시험 신청자가 수백 명씩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모평 접수 기간이 다음 달 8일까지로 열흘가량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접수자가 몰린 것인데, 이는 9월 모평 접수자를 ‘대입 수험생’으로 간주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이날 하루 만에 312명이 모평 접수를 신청, 애초 교육당국으로부터 배정받은 응시 인원(42명)을 일찌감치 마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오후 들어 접수 사이트를 닫았지만, 이후에도 관련 전화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접수 첫날 이런 현상을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학원에서 반수나 재수를 준비하는 경우 자동적으로 9월 모평에 신청되고, 이번 신청은 학원생 이외 별도 인원들에 대해 접수를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엔 n수생 백신 우선 접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종로학원의 9월 모평 신청자 중 25세 이상 비율은 49.7%로 20세 이상 25세 미만 비율(46.2%)보다 많았다. 30세 이상이 19.2%, 40세 이상은 1.9%였고 이 중 50세 신청자도 있었다.
2년 전 이 학원의 9월 모평 접수 때는 20세 이상 25세 미만이 73.6%, 25세 이상이 22.6%, 30세 이상 접수자는 단 5.7%에 불과했다. 임 대표는 “2022학년도에 약대 37곳 전체가 6년제 학부 모집을 신설해 직장인들의 수능 도전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많지만, 40·50대까지 이렇게 많은 건 백신 영향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학원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외부생에게 응시 기회를 주지 않았다.
교육부는 9월 모의고사 응시인원 중 졸업생 규모를 7만~8만 명 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위한 허수 접수가 있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대응할 마땅한 방안은 없다. 교육부는 지난 23일 9월 모평 신청을 안내하며 “8월부터 40세 이하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되는 만큼 실제 수능을 치를 사람만 9월 모의고사에 응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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