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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을 위한 자동차 브랜드들의 노력…공동 개발과 기술 이전, 그리고 배지 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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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을 위한 자동차 브랜드들의 노력…공동 개발과 기술 이전, 그리고 배지 엔지니어링

입력
2021.07.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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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브랜드들은 개발, 생산 효율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들은 개발, 생산 효율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들이 새로운 차량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기술, 혹은 기술 플랫폼 등을 개발하는 과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자원과 시간, 노력 등을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들은 더욱 효율적인 방법 속에서 기술의 발전을 이뤄내 이익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오래전부터 펼쳐왔다.

이러한 고민 끝에 대중화된 몇 개의 방법이 있다. 바로 자동차 브랜드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방법 중에는 정말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공동 개발과 기술 이전 및 활용, 그리고 배지 엔지니어링 등이 널리 알려진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과연 이들은 어떤 모습과 내용을 갖고 있을까?

현대자동차 - LS일렉트릭 수소연료전지 개발 협력

현대자동차 - LS일렉트릭 수소연료전지 개발 협력

중대한 과제를 해결하는 집단의 힘…협력을 통한 공동 개발

통상적으로 자동차 브랜드들이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택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협력을 기반으로 한 공동 개발에 있다. 즉 새로운 시대, 혹은 새로운 차량을 개발할 때 소모되는 비용을 복수의 업체에서 공동 혹은 상호 합의를 통한 비율로 배분하여 부담하는 것이다.

실제 이러한 행보는 최근 더욱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LS일렉트릭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은 물론이고 혼다와 이스즈의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트럭 개발과 테슬라와 만도, 혹은 볼보와 구글의 자율 주행 전기차 개발 등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제네럴 모터스 - 혼다 내연기관 및 전기차 협력

제네럴 모터스 - 혼다 내연기관 및 전기차 협력

이러한 과업들은 기본적으로 미래 산업에 대한 여러 고민과 기술 발전, 그리고 실증까지 이어지며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기 때문에 제아무리 큰 규모를 가진 업체라고 하더라도 홀로 부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복수의 업체들이 상호 부담을 줄이고, 공통된 규격의 기술을 개발, 상호 양분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방식이 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공동 개발은 비단 새로운 기술과 미래 비전을 담은 플랫폼 사업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다. 실제 보다 작은 단위에서도 공동 개발이나 기술 협력 등은 꾸준히 이어지고, 또 과거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제시되었다.

제네럴 모터스 - 이스즈 협력

제네럴 모터스 - 이스즈 협력

실제 제네럴 모터스(이하 GM)와 이스즈는 협력을 통해 소형 픽업트럭을 공동 개발하며 상호 부담을 줄이기도 했다. 실제 이를 통해 개발된 픽업트럭은 발전을 통해 쉐보레 콜로라도로 이어지고 있다. 덧붙여 이후 설명할 ‘기술 및 하드웨어 공유’를 통해 마쯔다의 픽업트럭인 BT-50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토요타가 협력을 기반으로 한 공동 개발 활동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토요타의 스포츠카 라인업을 구축하는 토요타 86은 스바루와 함께 개발하여 스바루가 자랑하는 수평대향, 즉 박서 엔진을 품었고, 스바루 역시 토요타의 기술 등을 이전 받아 BRZ의 패키지를 마련했다.

토요타, 스포츠카를 기반으로 한 협력 활동

토요타, 스포츠카를 기반으로 한 협력 활동

이어서 가주 레이싱의 존재감을 강조하는 토요타 GR 수프라 역시 BMW와 함께 공동 개발해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그리고 일부 하드웨어 등을 공유하고 있다. 대신 토요타 GR 수프라와 BMW Z4의 차별화를 이뤄내기 위해 더욱 다채롭고 섬세한 조율을 더해 또 다른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는 기존의 기술을 이전, 공유 받기도 한다.

새로운 브랜드는 기존의 기술을 이전, 공유 받기도 한다.

완성된 기술과 플랫폼을 활용하는 ‘기술 이전과 활용’

새로운 차량을 개발하고 출시를 준비하는 과정은 분명 작은 자본으로 해결할 수 업는 일이다.

덧붙여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혹은 오랜 공백이 있는 시장에 도전할 때에는 그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브랜드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 혹은 하드웨어를 빌리는 경우가 있다.

가장 좋은 부분 예로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차량 개발이라 할 수 있다. 하나의 그룹으로 묶여 있는 만큼 각 브랜드가 독자 개발을 하기 보다는 상호, 혹은 공동으로 개발되어 있는 파워트레인이나 하드웨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기술 이전 및 제공을 통해 개발된 빈패스트

기술 이전 및 제공을 통해 개발된 빈패스트

보는 시각에 따라 공동 개발이라 할 수 있으나 ‘같은 리더십’을 갖고 있어 기술 이전 및 활용의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후술할 배지 엔니어링과 기술 이전 및 활용의 경계에 있는 쌍용차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하 배지 엔지니어링이라고 하기엔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새롭게 개발했던 쌍용차의 포트폴리오는 기술 이전 및 활용의 예로 설명할 수 있다.

실제 다소 과거의 기술이라고는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의 다양한 하드웨어와 플랫폼, 그리고 부품 규격과 설계도를 바탕으로 쌍용차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차량들이 등장했다. 이외에도 BMW와 GM 등의 기술과 하드웨어 등을 이전 받아 라인업을 구성한 베트남의 빈패스트 역시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공동 개발과 같이 기술 이전과 활용에 있어서도 비교적 큰 규모가 주를 이루지만 작은 단위, 개별 차량 개발에서도 이러한 기술 이전과 활용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마쯔다 MX-5의 기반으로 개발된 피아트 124 스파이더

마쯔다 MX-5의 기반으로 개발된 피아트 124 스파이더

실제 전 세계적인 컴팩트 로드스터인 마쯔다 MX-5를 기반으로 피아트 124 스파이더를 제작하는 것이 좋은 예다.

피아트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위해 더욱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고유의 파워트레인 및 서스펜션 구조를 적용했다. 다만 생산을 히로시마의 마쯔다 공장에서 담당하고 있어 ‘피아타(피아트+미아타)’라 불리기도 한다.

여기에 하드코어 튜너인 헤네시 퍼포먼스 엔지니어링이 브랜드의 기술력을 응집해 개발했던 ‘헤네시 베놈 GT’ 역시 자체적으로 개발한 플랫폼과 섀시가 아닌 로터스 엑시지의 차체를 활용해 개발했다. 다만 이쪽은 헤네시 퍼포먼스과 로터스가 별도의 기술 이전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성격은 다소 차이가 있다.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며 엠블럼을 새롭게 고치기도 한다.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며 엠블럼을 새롭게 고치기도 한다.

로컬라이징과 효율적인 신차 출시를 위한 ‘배지 엔지니어링’

차량 개발과 출시 등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엠블럼 바꾸기’라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A 업체의 차량에 B 업체의 엠블럼을 붙여 시장에 선보이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식을 배지 엔지니어링(혹은 리배징)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야 국산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신차 개발 능력 및 기술력이 무척이나 뛰어난 모습이지만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상당수의 차량들을 미쓰비시나 마쯔다의 차량을 빌려와 배지 엔지니어링을 하여 선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 현대차는 대부분을 미쓰비시 차량을 기반으로 개발했고, 기아차는 마쯔다의 차량을 곧잘 활용했다. 게다가 같은 시기의 대우자동차나 쌍용자동차, 그리고 국내 자동차 시장의 후발주자였던 삼성자동차 역시 마찬가지였다.

삼성자동차 SM5의 기반이 된 닛산 세피로

삼성자동차 SM5의 기반이 된 닛산 세피로

대표적인 예가 오펠 카데트 E를 기반으로 한 대우 르망, 스즈키 캐리를 기반으로 한 대우 다마스, 닛산 티아나를 기반으로 한 삼성자동차 SM5는 물론이고 메르세데스-벤츠 MB100을 기반으로 한 쌍용 이스타나 등이 존재한다. 당시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자체 개발보다는 배지 엔지니어링을 거친 차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외에도 그룹 단위에서 보다 다채롭고 효율적인 차량 전략을 전개하기 위해 배지 엔지니어링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부분에서는 GM이 가장 활발한 형태로 배지 엔지니어링을 선보였던 그룹이라 할 수 있다. 실제 GM은 GM 그룹 내의 다양한 브랜드들이 선보인 차량 중 우수한 경쟁력을 가진 차량을 선정하고 확장의 기준으로 삼았다.

하나의 차량으로 다양한 브랜드 전략을 선보인 GM

하나의 차량으로 다양한 브랜드 전략을 선보인 GM

그리고 이를 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해 적게는 2~3개의 브랜드, 많게는 7~8개의 브랜드를 통해 판매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방식에 기술 이전 및 활용 등과 조합하여 ‘글로벌 아키텍처’라고 명명하기도 했었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희석되어 비난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2000년대 이전 이러한 모습이 잦았으며 그 이후로도 다양한 형태로 배지 엔지니어링이 이어졌다. 실제 국내에서도 대우와 GM대우 그리고 한국지엠 등을 거치며 G2X, 크루즈와 에피카(토스카), 말리부, 윈스톰 및 베리타스 등 다양한 배지 엔지니어링 차량들이 데뷔했다.

토요타는 최근 다양한 배지 엔지니어링을 이어가고 있다.

토요타는 최근 다양한 배지 엔지니어링을 이어가고 있다.

참고로 배지 엔지니어링을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실제 일본은 케이카(K-CAR)로 불리는 경차 부분에서는 브랜드 상관없이 수 많은 리배징 엔지니어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토요타는 과거부터 토요타와 렉서스의 배지 엔지니어링을 꾸준히 선보였다. 게다가 최근에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 지배 구조의 변화로 스즈키와 다이하츠, 그리고 마쯔다 등에서도 토요타 차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배지 엔지니어링을 선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신형 마쯔다 2가 배지 엔지니어링으로 개발될 것으로 알려지며 마니아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신형 마쯔다 2가 배지 엔지니어링으로 개발될 것으로 알려지며 마니아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조금씩 떠오르는 획일화의 그림자

이렇듯 자동차 브랜드들은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여러 형태의 행동 및 운영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러한 활동을 더욱 활발하고 다양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실제 브랜드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차량의 형태나 구조, 그리고 차량이 제시하는 감성의 영역에서 평준화 되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이러한 상황에 효율성을 위한 행동들은 ‘평준화’ 및 몰개성화의 속도를 가속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보다 효율적으로 더 좋은 차량을 선보이는 과정 속에서도 브랜드 고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차량들이 꾸준히 등장하길 기원한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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