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또 한번의 '의미심장한 만남'을 가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등판 이후 범야권 대선 경선 레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당내 주자'의 체급을 높여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서울시당과 서울시 당정 간담회를 열고 "내년 대선에서 서울시민에게 어필하는 방법은 오 시장이 시정에 안착하는 데 있다"며 "서울시정 성공이 2022년 대선 성공의 첫 번째 단추"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지난 달 22일 서울시청을 직접 방문한 지 열흘 만에 오 시장을 다시 만난 것으로, 차기 대선 성공 전략의 하나로서 '오세훈 시장의 성공'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정 협의로 서울시정에 힘을 보태겠다"며 서울의 발전 방안을 정리한 책자를 오 시장에게 전달했다. 오 시장은 "친정집의 도움으로 하나하나 풀어가겠다는 각오"라며 "당에서 최대한 힘을 실어달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잦은 만남이 이목을 끄는 데는 당내에서 오 시장을 '숨은 대선주자'로 보고 있는 탓이다. 윤 전 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당 밖의 대선주자들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거나 완주하지 못한다면, 오 시장이 대안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 당내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전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외부 주자들이 낙마해) 당에서 출마해 달라는 요청이 있으면 오 시장이 결심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다만 오 시장은 '대선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차기 대선 불출마를 공언했던 그는 이날 '결정에 변함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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