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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자 이어 '삼남자'도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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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자 이어 '삼남자'도 심상치 않다

입력
2021.07.05 08: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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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노원구에서 한 남성이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붙어 있는 주택매매와 전세 시세를 보고 있다. 뉴스1

2일 서울 노원구에서 한 남성이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붙어 있는 주택매매와 전세 시세를 보고 있다. 뉴스1

내년 대선을 9개월여 앞두고 30대 남성 유권자, 이른바 '삼남자'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0대는 남녀 가릴 것 없이 현 정부의 콘크리트 지지 기반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실정과 여권의 부동산 '내로남불'에 지친 30대 남성들의 이탈 조짐이 최근 들어 뚜렷해지고 있다. 20대 남성들이 문재인 정부의 '여성 친화 정책' 기조 등에 반발해 반문(反文) 성향을 보이며 정치적으로 20대 여성과 멀어진 '이남자' 현상이 30대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文지지율' 30대 남녀 격차 16%P로 최고

연령대별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 한국일보

연령대별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 한국일보

한국갤럽의 6월 통합(1~4주 평균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30대 남성은 37%인 반면, 30대 여성은 53%이었다. 같은 30대지만 성별에 따른 국정운영 지지율 격차가 16%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실시된 2017년 6월 이후 최고치다.

그간 세대 내 남녀 지지율 격차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20대에서 두드러졌다. 2018년 12월 20대에서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남녀 지지율 격차는 22%포인트(남성 41%, 여성 63%)까지 벌어졌다. 당시 종교적 병역 거부자 대체복무제 논란, 젠더 갈등 등으로 20대 남성이 지지를 철회한 결과였다. 이후에도 20대 남녀 간 지지율 격차는 20%포인트 수준이었고, 지난달 25%포인트(남성 20%, 여성 45%)까지 올랐다. 최근 30대 남성의 이반이 가속화하면서 20대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내집 마련' 실수요층 30대男 분노↑

최근 30대 남녀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 추이. 한국일보

최근 30대 남녀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 추이. 한국일보


30대 남성은 2019년 '조국 사태' 당시에도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50%대를 유지했다. 30대 남녀 간 격차도 크지 않았다. 조국 사태가 한창이던 2019년 8월 대통령 지지율은 30대 남성 56%, 30대 여성 64%였다. 같은 기간 20대 남성 지지율이 35%(20대 여성 55%)까지 추락한 것과 거리가 있었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30대는 내 집 마련을 시작하는 연령층"이라며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 전셋값이 동반 폭등하면서 정권에 대한 분노가 임계치를 넘어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與 "2030男 이탈 지속되면 대선 우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달 2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에 입장, 인사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이날 '조국 사태'와 관련해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달 2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에 입장, 인사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이날 '조국 사태'와 관련해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4·7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된 2030 남성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민주당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조국 사태를 사과했고, 부동산 '내로남불'이란 비판을 떨쳐내기 위해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의원 12명에 대해 '탈당 권유'라는 강도 높은 조치에 나섰다. 그러나 아직은 2030 남성의 지지를 되돌리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았고, '이준석 현상'으로 젊은 이미지마저 야당에 선점당했다"며 "2040에서 절대 우위 확보, 50대에서 선전이 민주당의 선거 승리 공식이었는데, 2030 남성의 이탈이 지속되면 이번 대선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野, 이준석 현상에도 2030女 '비토' 여전

2030 세대의 정당 지지도. 한국일보

2030 세대의 정당 지지도. 한국일보


2030 정치 지형의 변화가 무조건 국민의힘에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 2030 여성들의 국민의힘에 대한 '비토' 정서가 여전한 탓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대 여성에서 10%를 넘은 적이 없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27%)와 비교해도 반 토막도 안 된다.

30대에서도 마찬가지다. 6월 30대 여성의 민주당 지지율은 42%, 국민의힘은 10%로, 격차가 32%포인트였다. 2030 남성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 이준석 현상이 같은 또래 여성들에게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준석 대표가 반페미니즘 행보로 젊은 남성을 공략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다""2030 여성의 비호감도를 최소화할 전략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선 확정 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선 확정 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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