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걸음이 국민의힘을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2일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와 만났다. "야권 승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尹, '서울법대 동문' 원희룡에 "먼저 만나자"
윤 전 총장 캠프는 3일 "어제 저녁 원 제주지사와 만나 정국 상황 등 광범위한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였다"며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 내년 대선에서 야권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주자급 인사와 만남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윤 전 총장 측에서 캠프 좌장 역할을 하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원 지사 측에서 김상협 제주연구원장이 동석했다.
이번 만남은 며칠 전 윤 전 총장이 원 지사에게 먼저 요청해 성사됐다. 윤 전 총장은 원 지사의 서울대 법대 3년 선배이자, 사법연수원 1기수 선배다. 두 사람의 회동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진다. 다만 '개인적 인연'은 없었다고 한다. 이 자리가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윤 전 총장과 원 지사는 이날 서로 걸어온 길에 대한 신상 얘기를 주로 나눴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법치주의 파괴, 공정의 배신, 경제 파탄 등에 대한 인식과 의견을 주고 받았다"고 원 지사 측 관계자가 전했다.
국민의힘 입당 논의도 오갔지만, 결론을 짓진 않았다.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정도의 공감대가 있었다"는 게 윤 전 총장 측의 전언이다.
장모 비리 암초 만난 尹, 국민의힘과 밀착?
윤 전 총장의 장모는 불법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운영한 혐의로 이날 오전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원 지사와의 만찬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장모의 구속과 관련해 '의연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시계는 빨라졌다는 관측이 많다. 대권 출마 선언 직후 도덕성 검증 공세가 거세지고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에서 '조직'의 도움이 없으면 '초보 정치인'이 돌파하기가 쉽지 않다. 윤 전 총장도 국민의힘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는다. 지난 달 29일 대선 출정식에 찾아온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일일이 '감사 전화'를 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에서 대선주자 영입을 이끄는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위원도 2일 BBS라디오에 출연해 "7월 중순 이전에 윤 전 총장과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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