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아파트값 상승률 1위 세종, 7주째 하락세
반면 전국, 수도권 아파트의 상반기 상승률은 벌써 작년 상승률 추월
조정 국면이지만 국회 세종 이전 이슈로 상승 불씨 남아
올해 전국 부동산 시장이 또 한 번 ‘불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집값 상승률 1위를 찍은 세종시는 한풀 기세가 꺾인 분위기다.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입주 물량 증가, 잠잠해진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 논의 등이 반영돼 나홀로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마지막 주(28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3% 하락했다. 5월 셋째 주 -0.10%로 처음 하락 전환한 이후 반등 없이 7주째 하향세다.
세종이 주춤한 사이 전국 집값은 가파르게 올랐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국 아파트값은 9.97% 상승해 벌써 지난해 1년 전체 상승률 9.67%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아파트값도 올 상반기 12.94% 올라 작년 상승률 12.58%를 추월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002년 16.51% 이후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반면 지난해 상승률 44.91%로 폭등했던 세종 아파트값은 상반기 동안 8.4% 상승에 그쳤다. 특히 부동산원 주간 통계 기준으로는 5월 둘째 주를 마지막으로 7주 연속 하락했다.
실거래가격도 곳곳에서 떨어지고 있다. 중촌동 가재마을 9단지 전용면적 96㎡는 2월 15일 8억9,300만 원(23층)에 거래됐지만 6월 21일 7억5,000만 원(23층)에 팔려 1억4,000만 원 넘게 떨어졌다. 새롬동 새뜸마을 4단지 전용면적 100㎡도 1월 18일 10억4,300만 원(11층)에서 6월 5일 1억2,000만 원 낮은 9억2,000만 원(8층)에 손바뀜됐다.
세종 아파트 매수세와 매물도 다른 지역과는 정반대 추이다. 매수심리는 계속 꺾이는 반면 매물은 쌓이고 있다.
부동산원의 매매수급동향에 따르면 3월 마지막 주 104.5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줄어 6월 마지막 주 87.5까지 내려갔다. 100을 초과하면 매수자가,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파트 매물은 ‘아실’ 집계 결과, 올해 1월 초 3,005건까지 줄었다가 4일 기준 3,921건으로 증가했다. 또한 올해 입주 물량은 7,668가구로, 지난해 4,287가구보다 많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작년 세종 집값이 워낙 단기간에 치고 올라갔다”며 “올해 입주 물량 증가와 금리 인상 등을 고려하면 숨 고르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잠잠해진 국회 이전 논의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다시 활발해지면 상승 불씨도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행정수도 이전이 정치권에서 거론될 경우, 현재 조정 국면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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