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강변, 공원에서 밤 10시 이후 음주 금지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그간 백신 접종의 상징이었던 '노 마스크'를 포기하기로 했다. 수도권 공원과 강변 등에서는 밤 10시 이후 음주가 금지된다. 정부합동방역점검단이 영업제한 위반 업소 등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다. 주말에도 하루 확진자가 700명 선을 넘어선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시대책을 남발할 게 아니라 이참에 차라리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안 3단계를 적용하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19 확진자는 743명에 달했다. 보통 토·일요일을 낀 주말에는 검사 자체가 줄어들면서 확진자 수가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3일 발생한 '확진자 743명'은 토요일 기준 올해 들어 1월 2일(820명) 이후 최다 기록이다.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발생자 비중이 81.7%에 달했다.
이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 방안'을 내놨다.
우선 수도권 백신 접종 인센티브 중 하나로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이달 1일부터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한 '노 마스크' 방침을 시행 4일 만에 뒤집었다. 백신 접종 유무나 실내외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것이다.
또 식당, 카페 등에 대한 밤 10시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일종의 해방구 역할을 해왔던 공원, 강변 등에서의 야외 음주가 금지된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정부합동방역점검단이 확진자가 많이 나온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의 식당·카페·유흥시설들에 대해 특별 방역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여기다 전파력이 강하다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입 우려도 계속 커지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해외 유입 확진자 수는 81명인데 이 또한 지난해 7월 25일(86명) 이후 최다 기록이다. 이 81명 중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유입됐다고 추정되는 이가 39명으로 가장 많다. 최근 델타 변이가 번져나가고 있는 곳 중 하나가 인도네시아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인도네시아에서 들어오는 이들에 대해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라 해도 격리면제 대상에서 제외한데 이어 이날부터 인도네시아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 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탑승 자체를 제한하기로 했다.
확진자 증가와 변이 유입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정부의 대응도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 1일 적용 예정이었던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을 수도권에서 1주일 연기한 뒤 뚜렷한 해답을 내놓기보다 임시적 조치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방역당국은 지자체들과의 논의를 거쳐 이번 주 초·중반쯤 거리두기 개편안 도입 문제를 다시 결정할 방침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번 주초까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7일 중대본 회의 때 최종 결정,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지역 방역의 고삐를 틀어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 홍대앞 주점 집단감염 등 젊은층 사이에서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고 있고, 신규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서울에서 나오고 있다”며 “지금은 전체적 방역 수칙 준수 분위기가 흐트러졌기에 지금보다는 더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껏 만든 거리두기 개편안을 유예하느니 차라리 수도권에 3단계를 적용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이미 한 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546.1명을 기록, 개편안 3단계 기준인 '500명 이상'을 넘어섰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 유예로는 확진자 증가세를 꺾기 어려우니 차라니 ‘3단계’로 올려 방역수칙 강화라는 시그널을 명확하게 줘야 한다"며 "다소 불편하더라도 그렇게 해야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예측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개편안 3단계에서는 사적 모임은 4인까지만,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유흥시설 등의 영업시간은 오후 10시까지만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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