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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재명, '역사관 논쟁'으로 첫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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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재명, '역사관 논쟁'으로 첫 정면충돌

입력
2021.07.04 21:43
수정
2021.07.04 22: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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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 사진). 온라인을 통해 선거 출마 선언 중인 이재명 경기지사. 뉴시스,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 사진). 온라인을 통해 선거 출마 선언 중인 이재명 경기지사. 뉴시스,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면충돌했다. 윤 전 총장이 미군을 ‘점령군’이라 표현한 이 지사를 향해 “셀프 역사 왜곡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자, 이 지사가 바로 “발언을 왜곡 조작한 구태 색깔공세”라고 반격하면서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 1위를 다투는 두 인사가 맞붙은 것은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라는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후보 이 지사도 이어받았다.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이라고 썼다. 이 지사가 지난 1일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했다.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고 말한 사실을 저격한 것이었다.

윤 전 총장은 그러면서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다는 것이 더 큰 충격”이라며 “그들은 대한민국이 수치스럽고 더러운 탄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고 했다. 이어 “국정을 장악하고 역사를 왜곡하며 다음 정권까지 노리고 있는 당신들은 지금 무엇을 지향하고 누구를 대표하냐”며 “시장을 부정하는 주택정책과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 모두 잘못된 이념에 취해 나온 것들”이라고 이 지사와 현 정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의 글이 나온 지 6시간 만에 직접 반박에 나섰다. 그는 “윤 전 총장께서 처음으로 저를 직접 지적하셨으니 답을 드리는 것이 예의”라고 운을 떼며 “저에 대한 첫 정치 발언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제 발언을 왜곡 조작한 구태 색깔공세라는 점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윤 전 총장께서 숭상하실 이승만 대통령, 제가 존경하는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점령군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하셨다. 일본의 점령군임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지사는 친일 잔재가 완전히 청산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총장께서 입당하실 국민의힘 역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또 “국정이란 것이 20∼30권 사법고시와 달리 영역과 분량이 방대해 공부할 것이 참 많다. 열심히 제대로 공부해야지요”라며 윤 전 총장의 '공부 부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잠재적인 대선 라이벌인 두 인사가 공개적으로 서로를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정치권에서는 대권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장모 구속으로 위기를 맞은 윤 전 총장이 이 지사 공세를 통해 국면 전환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지사가 정면 대응에 나선 것은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여권 관계자는 “여권 내부에서도 이 지사 발언을 두고 비판이 제기되자 '제대로 털고 넘어가자'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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