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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 찍은 미국 신문, 한국은?

입력
2021.07.09 18: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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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한국ABC협회 사무검사 조치 권고사항 이행 점검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황 장관은 한국ABC협회의 조치권고 불이행에 따라 ABC협희 자료에 대한 정책적 활용 중단, 언론 보조금 지원 기준에서 제외, 공적 자금 환수 등을 밝혔다. 뉴시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한국ABC협회 사무검사 조치 권고사항 이행 점검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황 장관은 한국ABC협회의 조치권고 불이행에 따라 ABC협희 자료에 대한 정책적 활용 중단, 언론 보조금 지원 기준에서 제외, 공적 자금 환수 등을 밝혔다. 뉴시스

신문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2000년대 인터넷 미디어 범람 이후 전 세계 신문들은 아직도 추락 중이다. 그런 신문업계에 긍정적 신호가 나타났다. 디지털 의존도가 높은 미국에서 2020년에 근래 들어 최고의 해를 기록한 것이다.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의 격년 보고서 ‘뉴스미디어 상황’에 따르면, 신문과 온라인을 합친 전체 구독자가 1987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

□ 바닥 신호가 잡힌 것은 무엇보다 온라인 구독자가 전년보다 38% 증가한 덕분이다. 뉴욕타임스는 50%, 월스트리트저널은 29% 증가한 각각 600만 명과 200만 명의 온라인 구독을 기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3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어도비의 데이터 관리 플랫폼 AAM을 활용해 보수적으로 추적한 결과도 전체 구독이 6%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온라인 구독이 27%나 증가했지만, 19% 감소한 신문 구독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 미국 신문들이 정답을 찾아 반환점을 돌아선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증가세로 돌아서긴 했으나 온라인을 포함한 전체 구독자 2,430만 명은 20년 전 5,780만 명의 절반에 못 미친다. 코로나19와 대선이란 이례적 상황에서 거둔 실적인 점도 지속성을 알 수 없게 한다. 수익구조에서 구독료가 광고수입을 넘어선 것 역시 좋은 신호는 아니다. 신문과 디지털을 포함한 구독료는 111억 달러였으나 광고수입은 88억 달러에 머물렀다. 구독료 수입이 비슷했던 2006년의 광고수입이 493억 달러인 것에 비하면 쪼그라든 실적이다.

□ 한국ABC협회가 존폐 기로에 서게 된 것이 상징하듯 우리의 경우 여전히 바닥을 확인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신문발행·판매 부수를 조사하는 ABC협회 자료에 대한 정책적 활용의 중단을 발표했다. 작년에만 2,452억 원인 인쇄매체에 대한 정부광고 집행에서 기준으로 삼아온 ABC협회 자료를 더는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자료가 조작됐다는 것인데, 발행부수를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는 일부 매체들이 빚어낸 비극이다. 아직 남아 있을 신뢰마저 잃기 전에 실상을 드러내고 편법이 아닌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이태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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