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세에 장중 한때 3,200선 붕괴되기도
코스피 종목 739개 하락… 업종 불문 코로나 영향
안전자산 달러 가격은 이틀 연속 연고점 경신
델타 변이 확산에 세계 증시도 흔들
9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3,2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불과 사흘 전 3,300선을 재탈환했던 코스피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현실화되자 3,200선을 지켜내는 것도 버거워했다. 국내 확진자 수가 연달아 최고치를 찍은 데 이어, 전세계적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탓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34.73(-1.07%) 떨어진 3,217.9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3,245.52로 시작해 외국인·기관 매도세에 3,188.80까지 밀려나 장중 한때 3,2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피가 장중 3,200선 아래로 추락한 것은 6월 1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다만 오후 들어 개인 매수세가 확대되며 3,200선을 겨우 되찾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0.63%) △SK하이닉스(-1.65%) △카카오(-1.53%) △네이버(-1.54%) 등 업종을 불문하고 모두 하락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사흘 연속 하락하며 약 2개월 만에 최저치인 7만 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전체 종목에서 하락한 종목은 739개로, 상승한 종목(149개) 수를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코로나19 재확산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발표 등 일종의 ‘록다운(이동제한령)’ 조치들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도 “미 국채 금리 하락과 아울러 성장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19 재확산이 하락을 촉발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4차 재확산의 영향이 앞선 대유행보다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윤 센터장은 “이전과 달리, 현재는 백신이 지속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상태”라며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올해 안에 집단면역 상태에 도달하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화는 사흘 연속 강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오른 달러당 1,149.10원에 마감했다. 이틀 연속 올해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 이어 사흘 연속 상승세다.
세계 증시도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곤혹을 치렀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259.86포인트(0.75%) 떨어진 3만4,421.93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최고치 기록을 경신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각각 0.86%·0.72% 하락했다. 그 외 일본 니케이225지수(-0.63%), 대만 가권지수(-1.15%)도 이날 하락마감했다. 마티아스 콜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이날 “새로운 코로나 확산이 글로벌 경기 회복의 가장 큰 리스크”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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