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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전 '마지막 불금' 예상과 달랐다...상인들 "이런 금요일은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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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전 '마지막 불금' 예상과 달랐다...상인들 "이런 금요일은 처음"

입력
2021.07.09 23:00
수정
2021.07.10 00:4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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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오후 6시30분의 을지로 노가리골목(위)이 손님들로 북적이는 것과 달리 9일 오후에는 텅 비어 있다. 서현정 인턴기자

지난달 25일 오후 6시30분의 을지로 노가리골목(위)이 손님들로 북적이는 것과 달리 9일 오후에는 텅 비어 있다. 서현정 인턴기자

"금요일 밤에 이 골목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 건 처음이에요."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앞둔 '마지막 불금'인 9일 오후 8시쯤 사당역 인근 먹자골목. 평소 같았으면 귀가 전 '불타는 금요일'을 즐기려는 '넥타이 부대'로 가득찼을 때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벌개진 얼굴로 맥주잔을 부딪히던 이들은 이날 찾아보기 힘들었다

20대 청춘의 헌팅 장소로 유명한 인근의 한 일본식 술집도 이날엔 직원들이 손님보다 많았다. 평소엔 4명씩 다닥다닥 붙어앉아 지나가기가 어려울 정도인 곳이다. 전집을 운영하는 김모(68)씨는 "금요일엔 대기 줄이 길어야 하는데 오늘은 웨이팅 자체가 없다"며 미간을 좁혔다.

시내 을지로 골목길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한 호프집 앞에서 아르바이트생 2명이 연신 손을 흔들며 호객했다. "안에 자리 있어요." 아르바이트생 김모(22)씨는 "평소엔 사람이 많아 맥주 서빙하기 바쁜데 오늘은 손님을 찾아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11개의 테이블 중 2개에만 손님이 있었다. 손님은 6명에 불과했다. 호프집 사장 지모(40)씨는 "사흘째 매출이 평소 5분의 1도 안 된다"며 "영업시간 9시 제한 때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인근의 골뱅이 골목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한 고깃집 앞에서 대기하던 박모(28)씨는 "여긴 유명 맛집이라 평일에도 6팀 이상 대기줄이 있는데 오늘은 우리 한 팀밖에 없어 놀랐다"고 말했다.

9일 오후 7시와 오후 8시30분의 신촌 거리. 시간이 지나도 길거리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김소희 인턴기자

9일 오후 7시와 오후 8시30분의 신촌 거리. 시간이 지나도 길거리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김소희 인턴기자

비슷한 시각,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하다는 강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거리는 텅 비다시피했다. 강남역 인근의 한 이면 도로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김미영(49)씨는 "사람이 이렇게 적은 금요일은 오랜만"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임모(22)씨는 "보통 금요일에는 손님이 끊이질 않고 들어온다"며 "오늘이 과연 금요일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비슷한 연령대의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신촌에서도 볼 수 있었다. 한 편의점 사장은 야외 의자에 앉아 거리를 바라보며 "사람이 아예 없다. 평상시 3분의 1도 채 안 된다"고 말했다.

4명이 함게 자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금요일 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인들 입에선 한숨이 쏟아졌다. 을지로에서 골뱅이집을 운영하는 황모(67)씨는 "통골뱅이 특성상 손님 대부분 3명 이상인데 '3명 이상 모임금지' 적용이 되기도 전에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다음부턴 아예 문을 닫는 게 차라리 낫겠다"고 말했다. 강남의 한 호프집 사장 김모(40)씨는 "벌써부터 이러니 앞으로 문을 계속 열어야 할지 고민"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9일 저녁 평소 같았으면 붐비었을 강남의 한 골목이 텅 비어있다. 박기현 인턴기자

9일 저녁 평소 같았으면 붐비었을 강남의 한 골목이 텅 비어있다. 박기현 인턴기자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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