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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탓만 아닌데 밤마다 잠 설치는 당신, 혹시 이 질환 때문?

입력
2021.07.11 21:00
수정
2021.07.12 00:5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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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불안증후군ㆍ야간 빈뇨ㆍ코골이ㆍ수면무호흡증

더위 탓이 아닌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해서 잠을 설치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불면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더위 탓이 아닌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해서 잠을 설치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불면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잠은 보약이다. 날씨가 더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런데 자주 잠을 설치면 더위 탓이 아니라 하지불안증후군ㆍ야간 빈뇨ㆍ코골이ㆍ수면무호흡증 등을 의심해야 한다. 불면을 방치하다간 단순히 피로감뿐만 아니라 고혈압ㆍ비만ㆍ심혈관 질환ㆍ치매 등에 시달릴 수 있다.

◇다리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하지불안증후군’

“다리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해서 잠을 설쳐요” “다리가 쑤시거나 따끔거리거나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제대로 잠을 못 자요” “다리를 쥐어짜거나 다리가 타 들어가는 듯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해요” 등 잠자리에 누웠을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하지불안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360만 명(7.5%)이 앓고 있으며, 이 중 수면 장애가 동반되는 비율은 220만 명(60%)에 달한다. 30~50세에 흔히 나타난다. 불면증의 주원인이지만 병을 잘 몰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엉뚱한 치료를 받기 쉽다. 하지불안증후군이라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도 2~3배나 높으므로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면증 치료를 해도 효과를 보지 못한 이들 중 하지불안증후군 환자가 많다”며 “잠들기 전에 지속적으로 다리 쪽에 이상 감각이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뇌 중추신경계에 철분이 부족하거나, 도파민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의 10%는 유전적 영향으로 발생하고, 가족력이 있으면 젊은 나이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증상도 심하다.

빈혈ㆍ만성콩팥병ㆍ당뇨병ㆍ말초신경염ㆍ허리디스크ㆍ척추관협착증 등 특정 질환과 약물(항도파민제, 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 부작용으로 생기기도 한다(2차성 하지불안증후군). 특히 여성은 빈혈이 있거나 임신ㆍ수유ㆍ생리 등으로 철분이 손실돼 나타나기도 한다.

2차성 하지불안증후군이라면 콩팥 기능 검사, 철분 상태 평가, 저장철(ferritinㆍ세포에 저장된 철) 농도 등의 혈액검사와 신경 전도 검사를 한다. 소화제와 항우울제 등으로 인해 생기기도 해 자세한 병력 조사가 필요하다.

진단은 다른 질병과 달리 혈액검사, X선 촬영 등으로 진단하지 않고 자세한 문진(問診)으로 시행한다. 치료는 혈액검사로 저장철 수치를 확인해 낮다면 빈혈이 없더라도 철분 제제가 도움이 된다. 저장철 수치가 정상인데 증상이 심하면 항경련제ㆍ도파민 효현제 등으로 치료한다. 저장철 부족으로 하지불안증후군이 나타났다면 철분제를 먹으면 70~80% 환자가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불안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침대에 오래 눕지 않고, 카페인ㆍ술을 삼가야 한다. 잠자기 전에 가볍게 운동하고, 다리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화장실 가고 싶어 깬다면 ‘야간 빈뇨’

잠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자주 깬다면 야간 빈뇨를 의심해야 한다. 야간 빈뇨는 60세 이상에서 약 70%가 생길 정도로 흔하다. 최근 스트레스ㆍ면역력 약화ㆍ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해 40~50대 여성에게서도 많이 나타난다.

원인에 따라 다뇨(多尿)ㆍ야간 다뇨ㆍ방광 저장 기능 이상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다뇨는 하루에 소변이 2,500㏄ 이상 만들어지는 것을 말한다. 방광 저장 기능 이상은 밤에 방광 용적이 줄어 자주 소변을 보는 것으로, 과민성 방광ㆍ방광염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이선주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저녁에 수분 섭취를 줄이고, 카페인과 음주, 흡연을 삼가는 것만으로 야간 빈뇨를 줄일 수 있다”며 “자신의 배뇨 횟수를 확인한 뒤 하루 9회 이상이거나 잠에서 깨어 두 번 이상 소변을 본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했다.

◇주변인 숙면 방해하는 ‘코골이ㆍ수면무호흡증’

공기가 건조해지면 코골이 환자가 늘어난다. 코가 막히면 코에서 폐까지 넘어가는 숨길이 좁아지면서 떨림 및 폐쇄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코골이가 지속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도중에 기도(氣道)가 반복적으로 폐쇄돼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는 질환이다. 치료받지 않으면 고혈압ㆍ당뇨병ㆍ심근경색ㆍ성기능부전ㆍ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고, 돌연사하기도 한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방치할수록 치료가 어려워진다. 어른은 양압기 치료, 어린이는 아데노이드 편도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악안면 골격 구조 및 구강 구조 이상으로 인한 기도 협착이라면 치과 교정학적 골격 구조를 개선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김수정 경희대 치과병원 교정과 교수는 “악안면 골격 문제로 기도가 좁아졌다면 어린이는 기도를 확장하는 턱 교정 치료를, 청ㆍ장년기 중증 환자는 골격 구조를 바꿔주는 수술ㆍ교정 치료를, 고령기에는 수면 중에만 아래턱과 기도를 일시적으로 전방으로 열어주는 구강 장치 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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