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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 넘어선 델타 변이, 비수도권도 무너진다…"4차 유행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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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 넘어선 델타 변이, 비수도권도 무너진다…"4차 유행 본격화"

입력
2021.07.12 04:30
수정
2021.07.12 06:5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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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무섭게 규모를 키우고 있는 코로나19 4차 유행이 결국 비수도권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델타(인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수도권에서 먼저 자리 잡은 알파(영국) 변이의 전파 속도를 앞지르며 비수도권의 '둑'까지 무너뜨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에 올해 최다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결국 '재택 치료'를 검토하기로 했다.

확진자 10명 중 3명이 변이 감염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확진자의 약 3분의 1에게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델타 변이의 확산세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열린 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경우 지난주 델타 변이가 알파 변이보다 2배 이상 검출됐다"며 "델타 변이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324명 발생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1,300명대를 기록하며, 토요일 기준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2.5배 강한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영향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4차 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총 92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니 12일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도 1,0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유행 정도가 덜했던 비수도권마저 빠르게 뚫리고 있다. 11일 0시 기준 비수도권 확진자는 316명으로, 올 들어 최다 수치를 찍었다. 비수도권의 지역발생 확진자 수가 300명대를 기록한 건 3차 유행의 정점 직후인 올 1월 4일(300명)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은 9일부터 이날까지 22.1%→22.7%→24.7%로, 사흘 연속 20%를 넘었다.

대전·충남·부산·경남·제주 확산세 뚜렷

수도권은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최고 단계인 4단계가 적용되지만, 비수도권은 모두 이보다 낮은 단계다. 중대본은 비수도권 가운데 확산세가 뚜렷한 곳으로 대전과 충남, 부산, 경남, 제주를 꼽았다. 손 반장은 이들 지역에서 “유흥시설이나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유행이 확산하는 중"이라며 "각 지자체가 해당 지역의 유행 특성에 맞춰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풍선 효과’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실제 제주도는 유명 호텔과 렌터카의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부산과 강원도도 유명 호텔의 7~8월 예약이 대부분 찼다. 충북 청주에서는 10, 11일 대규모 콘서트까지 열리며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추세라면 당연히 비수도권으로 감염 확산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보다 방역 대응 역량이 부족한 곳에서 확산이 가속화하면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특히 관광지의 거리두기 단계를 선제적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2일부터 적용되는 지역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12일부터 적용되는 지역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생활치료센터 간당간당...재택치료 확대되나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를 수용하는 생활치료센터도 비상이다. 지난 10일에는 경기도가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 8곳의 가동률이 89.2%에 달하면서 가용 인원이 182명까지 줄었다. 수도권 집단감염의 여파가 전달된 부산, 수도권과 가까운 충청권은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이 각각 71.5%, 76.2%에 이른다. 정부는 앞으로 2주간 생활치료센터 병상을 5,000여 개 추가할 예정이지만, 자칫 확진자가 더 빠르게 증가한다면 센터 입소를 위해 대기하는 환자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당국은 '재택 치료' 카드를 꺼냈다. 손 반장은 "예상치 못하게 많은 환자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무증상 1인 가구 확진자에 대한 재택 치료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부모의 돌봄이 필요한 12세 이하 소아에게만 적용하고 있는 재택 치료를 성인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성인 재택 치료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데 동의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재택 치료는 불가피하게 성인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증상 모니터링 체계와 경제적 지원, 이웃의 수용성 등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청환 기자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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