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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아이티에 미군 보내는 게 맞나? 바이든 고민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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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아이티에 미군 보내는 게 맞나? 바이든 고민 시작됐다

입력
2021.07.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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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파병 요청에 국방부 대변인 "검토 중"?
FBI·국토안보부 관리 현지 파견...바이든에 보고

미국 망명을 신청하러 온 아이티 국민들이 10일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미국대사관 앞에서 여권을 들어 보이고 있다. 최근 아이티에서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피살 후 정국·사회 혼란이 가중하자 아이티를 탈출하려는 시민 수백 명이 미 대사관 앞에 몰려들고 있다. 포르토프랭스=AFP 연합뉴스

미국 망명을 신청하러 온 아이티 국민들이 10일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미국대사관 앞에서 여권을 들어 보이고 있다. 최근 아이티에서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피살 후 정국·사회 혼란이 가중하자 아이티를 탈출하려는 시민 수백 명이 미 대사관 앞에 몰려들고 있다. 포르토프랭스=AFP 연합뉴스

대통령 피살로 혼란에 빠진 아이티 문제를 두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아이티가 자체 경찰력으로 상황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미군 병력 파병을 요청했지만 가부를 결정하기 쉬운 문제는 아니다. 1990년대 아이티 난민 대규모 탈출 같은 상황은 막아야 하지만, 해외 주둔 미군 확대를 꺼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원칙도 있기 때문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이티의 파병 요청 관련 질문에 “검토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앞서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7일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군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마티아스 피에르 아이티 선거장관은 AP통신 인터뷰에서 “아이티 경찰은 긴급사태에 대응할 만한 힘을 확보하지 못했다. 우리를 도와줄 소규모 병력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티는 유엔에도 파병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10일 “현재로서는 미군의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잔인한 살육의 혼란스러운 여파 속에서 (아이티에) 미군을 배치할 것이라는 전망은 미군의 해외 주둔을 확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굳히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본능에 반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20년 만에 철수하겠다고 8일 발표한 직후 이 같은 요청이 나온 터라 바이든 대통령이 쉽게 결정하기는 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미국이 파병에 완전히 선을 그은 것은 아니다. 미 행정부는 이날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관리를 아이티에 파견해 상황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합동조사팀이 미국에 돌아와 바이든 대통령에게 결과를 보고하면 이를 토대로 지원 방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커비 대변인도 “미국의 국가안보가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인해 위험에 처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아이티 파트너, 그 나라의 안정과 안보를 소중히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우드로 윌슨 대통령 재임 기간인 1915년에도 아이티 대통령이 성난 시위대에 살해당하자 군대를 파병했다가 1934년 이후 철군한 적이 있다. 아이티 출신 중 약 70만 명이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이며 이는 아이티 전체 인구의 약 6%에 달한다. 1991년 아이티 군사 쿠데타 이후 1만 명 이상의 아이티인이 미국으로 도망쳐 망명 신청자로서 입국이 허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NYT는 “군 수뇌부 사이에서는 파병 욕구가 별로 없다”라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 세계 미군 재배치를 검토 중이고 중동과 아프간에서 이미 철군을 시작한 상황에 새로운 전장을 만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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