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노출을 우려해 ‘플랜B’를 가동한 김학범호가 ‘남미 최강’ 아르헨티나와의 모의고사에서 극적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은 13일 오후 경기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올림픽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2대 2로 비겼다. 전반 12분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에게 선제 실점한 한국은 35분 이동경(울산)의 중거리포로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후반 10분 카를로스 발렌수엘라에게 재차 역전골을 내줬다. 패색이 짙던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엄원상(광주)이 귀중한 동점골을 넣어 무승부를 이뤄냈다.
이날 경기는 한국 대표팀이 22명의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를 확정하고 나서 가진 첫 공식전이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올림픽대표팀 간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김학범 감독은 전력을 감췄다. 김학범 감독은 이날 와일드 카드 3인방인 황의조(보르도), 권창훈(수원 삼성), 김민재(베이징 궈안)와 이강인(발렌시아)까지도 선발에서 제외했다. 특히 소속팀과 차출 문제가 완전히 해결이 안 된 김민재는 아예 출전 명단에서도 빠졌다.
김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들고나왔다. 최전방에 송민규(포항)를 배치했고, 엄원상, 이동경, 이동준(울산)이 뒤를 받쳤다. 중원에는 원두재(울산)와 김동현(강원)이 섰고, 김진야(서울)와 정태욱, 김재우(이상 대구), 설영우(울산)가 포백 라인을 형성했다. 골문은 안준수(부산)가 지켰다.
한국은 초반부터 아르헨티나의 공세에 고전했다. 아르헨티나의 빠른 공격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고 전반 7분과 10분 카를로스 발렌수엘라에게 잇따라 슈팅을 허용한 대표팀은 결국 남미 예선에서 4골을 넣은 맥 알리스터에게 경기 시작 12분 만에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수비 실수가 첫 골의 빌미가 됐다.
한국은 이후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좋은 흐름을 탔다. 전반 35분 마침내 이동경의 왼발이 폭발했다. 아르헨티나 진영에서 김동현이 공을 가로챘고, 이를 받은 이동경이 왼발 중거리슛으로 균형을 맞췄다. 아르헨티나의 유일한 와일드카드이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카디스의 주전 골키퍼인 헤레미아스 레데스마가 몸을 던져봤지만, 워낙 힘이 제대로 실린 슛이라 막을 수가 없었다.
전반을 1대 1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하며 김동현, 설영우를 빼고 정승원(대구), 이유현(전북)을 투입했다. 전반보다 더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후반 9분 발렌수엘라의 왼발에 당했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 모서리에 있던 발렌수엘라가 반대편에서 넘어온 공을 잡아 송민규의 마크를 피해 왼발로 감아 차 골문 구석에 찔러넣었다.
다급해진 김학범 감독은 후반 13분 와일드카드 황의조와 권창훈, 이강인을 동시 투입했다.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공방만 이어지자 김 감독은 후반 42분 마지막 교체 카드로 원두재 대신 강윤성(제주)을 투입했다.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운 후반 추가 시간 엄원상이 김학범호를 구했다. 이강인의 크로스를 골키퍼가 쳐냈으나 엄원상 앞으로 공이 떨어졌고, 엄원상이 오른발 중거리슛을 아르헨티나 골문에 꽂았다.
한국은 힘과 기술 모두 뛰어났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무승부라는 나쁘지 않은 결과로 경기를 마감했다. 한국은 이틀 휴식 후 16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프랑스와 도쿄올림픽 전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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