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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수장의 거짓말 "의료용 산소통 부족, 헛소문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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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수장의 거짓말 "의료용 산소통 부족, 헛소문일 뿐"

입력
2021.07.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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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가격 폭등 파장…?
시민들 타이어 공기주입기까지 사용
민간인 산소 공급 중단 지시 정황도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의 모습. 네피도=AFP 연합뉴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의 모습. 네피도=AFP 연합뉴스

미얀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5,000명을 넘어서는 등 상황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쿠데타 군부는 의료용 산소 부족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목숨을 잃는 상황에서 "산소는 충분하다"고 우기는가 하면, 군부의 산소 독점 논란에 대해 "음해세력이 낸 헛소문"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13일 관영매체 글로벌 뉴라이트 미얀마에 따르면, 쿠데타 정권의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 11일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코로나19 조정회의에서 "산소가 부족하다고 일부 국민들이 비판하지만 사실 산소는 충분하다"며 "군부를 음해하고 불안감을 조성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헛소문을 퍼뜨리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소문에 휩쓸리지 말라"며 "군부가 적절한 조치를 하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얀마의 방역 상황은 군부의 해명과 정반대다. 최대 도시 양곤의 사우스다곤 지역만해도 총 80여 개의 산소탱크가 있지만 충전을 신청하면 최소 3일은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다. 이미 임계점을 넘어 선 의료용 산소 부족 사태는 산소통 가격 급등까지 유발했다. 쿠데타 전 233만짯(140달러)에 살 수 있던 40리터 산소통은 현재 35만짯(212달러)까지 올랐다. 양곤의 한 시민은 "깨끗하지 않다는 것은 잘 알지만 산소통과 산소를 구하기 불가능해 사람들이 자전거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하는 기계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9일 미얀마 양곤의 시민들이 산소통을 충전하기 위해 공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라와디 캡처

9일 미얀마 양곤의 시민들이 산소통을 충전하기 위해 공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라와디 캡처

군부는 '민간인 상대 산소 판매 금지 지시' 논란에 대해선 더 노골적인 거짓말을 일삼았다. 흘라잉 사령관은 "산소 판매가 금지됐다는 소문 역시 거짓"이라며 "(소문의 진원지인) 양곤 A공장의 경우 기기설비가 고장난 상태였고, 이에 공장 측이 먼저 시설을 양도하고 싶다고 알려와 군부가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그는 "여러 산소 생산공장을 증설 중이라 내달에는 1,440개가량의 산소통이 신규 생산돼 일반에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흘라잉 사령관의 두 번째 거짓말이 들통나는 데는 채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전날 복수의 양곤 소재 산소 생산업체들은 "11일 군부가 40리터 산소통을 모두 가져가면서 '지금부터 민간인들에게 산소를 판매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 상황도 유사하다. 최근 만달레이 군정위원회는 지역 내 산소 생산업자들을 모두 모은 뒤 "민간인에게 산소통을 판매하지 말고 산소 충전 서비스도 중단하라. 모든 산소는 (군부가 관리하는) 복지부 산하 병원과 검역소에만 판매하라"고 지시했다.

군부의 거짓 선전전 속에 코로나19 사태는 최악을 갱신하고 있다. 전날 미얀마는 최소 5,014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가 5,000명을 넘은 것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다급한 군부는 전날 양곤과 카친ㆍ사가잉주(州) 대부분 지역에 외출금지령을 발동하는 등 그저 봉쇄만 강화하는 모습이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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