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함께 찾아오는 '여름철 불청객'이 모기다. 모기에 물리면 단순히 간지러운 것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감염병에 걸리거나 가려워 긁어서 발생한 피부 상처로 연조직염 등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일본 뇌염 바이러스가 있는 매개모기(작은빨간집모기)에게 물리면 95%는 증상이 없거나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 극히 드물게 바이러스에 의해 치명적인 급성 신경계 증상으로 진행 될 수 있다.
◇향수 뿌리면 모기 표적돼
모기가 어떻게 사람을 공격할까. 모기는 이산화탄소, 열, 체취, 색깔 등에 주로 반응한다. 모기는 이산화탄소 감지 신경세포(CO2-sensitive olfactory neuron)가 있어 사람이 숨을 쉴 때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감지해 공격한다. 어린이보다 성인이 체구가 큰 사람이 모기에 잘 물리는 것은 이산화탄소와 열을 많이 배출하기 때문이다.
모기는 또한 후각이 발달돼 땀 등 체취에 반응한다. 평소 땀을 많이 흘리고 술을 즐겨 하는 사람들이 모기에 잘 물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향수를 자주 뿌리는 여성도 모기의 주요 목표물이다.
여름철에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옷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모기는 밝은 색보다 어두운 색을 좋아하므로 야외 활동을 할 때에는 밝은 색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며 야외 활동 후나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집 주변에 물웅덩이가 있으면 모기 유충이 서식하기 쉬운 환경이므로 이를 없애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부터 10월까지 각종 질병 매개 모기의 활동이 활발하다”며 “특히 고령인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말라리아·일본뇌염 옮길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모기 매개 감염병으로는 말라리아, 일본뇌염 등이 있다.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질환으로 삼일열ㆍ사일열ㆍ난형열ㆍ열대열ㆍ원숭이열 등 5가지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만 삼일열 원충에 의한 감염만 발생하고 있다. 연간 500명 내외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모기 매개 감염병이다. 인천ㆍ강원 북부ㆍ경기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주증상으로는 권태감ㆍ발열ㆍ오한ㆍ발한ㆍ근육통ㆍ두통 등이다. 하루는 열이 나고 하루는 열이 없다가 다시 열이 나는 패턴을 보이는 것이 삼일열 말라리아 특징이다.
7일에서 길게는 1년까지도 잠복기가 있어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을 때도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열이 나므로 코로나19로 오해될 수 있어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말라리아는 신속 진단 검사로 15분 만에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가 가능하다. 의료 체계가 발달하지 못한 나라에서는 목숨을 잃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증상 발생 후 초기에 치료하면 거의 완치된다.
하지만 증상이 가벼워 대수롭지 않게 방치하다가 치료가 늦어지면 간ㆍ콩팥 등에 합병증이 생기거나 재발 위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일본뇌염의 경우 일본 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주로 제주ㆍ부산ㆍ경남 등 남부 지역에서 6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전국에서 10월 말까지 관찰된다.
올해는 지난 3월 제주도에서 올해 첫 번째 일본뇌염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확인돼 질병관리청이 벌써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발열ㆍ두통ㆍ구토 등이 나타난다. 드물게 고열ㆍ경련ㆍ의식장애ㆍ목 경직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중 30%는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본뇌염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고 만 12세까지는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으로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김윤미 대동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모기 매개 감염병은 주로 해외 여행지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여겨 느슨해질 수 있다”며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기 매개 감염병도 있는 만큼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